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미우라 시온보통은 작품을 먼저 읽고 작가에 대한 사심이 커져 에세이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미우라 시온의 경우는 에세이를 먼저 만났어도 분명 그 매력에 빠졌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는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었기 때문에 주제는 조금 다를지라도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지점과 일치하는 내용이 등장할 때마다 열광하며 읽었지만 많은 이야기 중 ‘책과 독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감상을 나누고 싶다.‘상도를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덕후’란 대개 이런 것이다. 나도 만화에 관해서는 친구와 도긴개긴 수준이라 “이사하는 참에 조금은 처분하는 게 어떨…..”하는 말은 입이 찢어져도 내뱉을 수 없다. 94쪽유명 관광지 한복판에는 책방이 없을 때가 많아서 관광하며 책이나 잡지를 사고 싶은 나로서는 언제나 금단증상으로 괴로웠던 까닭이다. 161쪽취미가 없다. 아니 책고 만화를 읽는 건 무엇보다 좋아하지만, 너무 좋아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이기 때문에 이력서의 취미란에 경솔하게 ‘독서’라고 써도 좋을지 자신이 없다. 밤새워 책을 읽고 늦잠을 잔 날을 셀 수가 없다. 207쪽위의 발췌한 부분 외에도 저자의 책 사랑은 자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저 세 부분은 “저요, 저요!” 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먼저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 같지만 이사를 하거나 집안 정리를 할 때면, ‘책을 좀 버려!”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은 책을 처분한다는 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걸 알 것이다. 만난 횟수나 기간과 상관없이 사랑에 빠진 연인이나 영혼의 단짝 같은 사람을 집이 좁다고 하루아침에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함께였어도 좋았지만 혼자 떠난 런던과 도쿄 여행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블록마다 있는 서점을 매번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 무거운 책을 잔뜩 사는 내가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외서를 손쉽게 구할 수 없었던 20여 년 전에는 가져간 짐을 버리더라도 새 책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세 번째의 경우는 밤새 책을 읽으면서 돈도 버는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작가가 부럽고 부러울 뿐이다. 유사한 점도 있지만 또 나와는 다른데 싶은 부분도 당연히 존재했다. 겨울과 여름 중에 고르라고 했을 때 저자는 추운 것을 견딜 수 없어 여름을 택했지만 정확히 반대의 이유로 난 겨울이 좋다. 하지만 역시나 여름에는 ‘소면’을 찾는 취향은 또 같았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한여름에 물을 타고 내려오는 면을 건져먹는 장면은 봐도 봐도 침샘이 고이고 덩달아 더위가 가신다. 저자가 국수를 삶을 때 ‘추가 물’과 하는 눈치게임, 삶아본 자들은 알지 않을까. 출판사까지 운영하는 한 배우의 말처럼 진짜 재미있는 책은 OTT 마저 별거 아니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책을 덜 읽는 것만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렇게 공감도 되고, 때로는 다른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레 책에 빠져든다. 그리고 세상에는 저자가 추천해 준 작품들처럼 흥미로운 책들이 많다. 이름 모를 화분을 꾸준히 키우고, 빈틈이 보이지만 그 또한 곁을 내주는 것이기에 저자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