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 인공지능과 관계 맺는 인간에 관한 탐구
이모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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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질문하고, 생각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형태가 갖춰지게 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답을 찾아 나서는지에 따라 기술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42~43쪽

이모란 교수의 <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를 읽기 전엔 책 제목만 보고 신앙 혹은 무속인을 찾아가는 심리와 같은 것이 아닐까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기계(aI)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 계기 혹은 그 시작점부터 출발한다. 앨런 튜링의 모방게임 부터 인공지능이란 단어를 탄생시킨 매카시에 이어 SF문학에서 다루는 로봇을 향한 기대 혹은 이상향이 무엇인지도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동시에 내가 이전에 생각해왔던 생각들, 차페크가 부여했던 ‘노예 혹은 노동자’에 가까운지 아니면 다음 발췌문에 등장하는 ‘그녀’와 가까운가를 떠올리게 되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새로 산 소프트웨어, 운영 체제, 프로그램, ‘그것it’이었다. 그런데 음성으로 짧은 대화를 나누자 테오도르에게 이제 사만다는 ‘그것’이 아닌 ‘그녀her’가 되었다. 89쪽

내게 AI는 과거에는 애매하지만 현재에는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함께 생각하는 존재가 분명하다. 내가 번거롭게 해야 할 단순통계를 정리해주고,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어줄 뿐 아니라 간단한 대화부터 제법 긴 문서의 영작 혹은 번역을 처리해준다. 문제는 프롬프트가 아니었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상상 혹은 구현과는 달리 지금의 AI는 몸이 없다. 몸이 없는 생성형AI는 마치 몸=형체=실질적인 책임과 같은 방식으로 꺼내놓은 결과물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없다면 사실상 활용도가 크지 않았다.

알고리즘을 이용하며 알고리즘의 예측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더욱 알고리즘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알고리즘이 내게 좋아할 만한 것을 권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그것을 즐겼다면, 자연스레 “나를 잘 알아주네” 하는 만족감을 느낀다. 112쪽

인공지능이 마치 자신과 대화하고 있다는 착각을 느끼게 하는 이유를 책에서는 프로그래밍 방식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가 꺼낸 문장의 주어와 특정 단어를 다시 재조합해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출발하기도 하고, 위의 발췌문처럼 내가 ‘즐기는’ 콘텐츠로 내게 익숙함을 던져주면서 친근함을 느끼게도 만든다. ‘맞춤’의 다른 말이 ‘필터링’이며 편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알고리즘과 함께 살아가기’위해서 파리저의 ‘익숙한 것들로만 구성된 세계는 배울 것이 없는 세계(117쪽)’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선택하고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

정리하면, 사람들은 이간의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추론 방식,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고자 하는 욕구, 사회적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에 사람이 아닌 대상을 사람처럼 전제하고 대하는 의인화 경향을 보인다. 185~186쪽

AI를 의인화 하는 동시에 제목을 통해 유추할 수 있었던 ‘자기 노출의 최소화’를 통해 AI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안정감을 느끼게 될 뿐 아니라 가능한 때에 연결가능한 기기만 있다면 언제라도 연결가능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AI에게 너무나 많은 정보를 자발적으로 던져주고 이전에 없었던 범죄와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시켜 버렸다. 이런 범죄에 악용된 사례외에도 기술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뇌가 할 수 있는 영향력은 오히려 떨어뜨리게 되었다. 검색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답을 알고자 하는 욕망을 비우고 스스로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과 적당한 모호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AI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 적당한 활용범위 무엇보다 함께 ‘생각하는 존재’의 경계를 상기시키게 하는 유익한 책이었다. #우리는왜ai에게속마음을털어놓을까 #이모란 #아날로그 #ai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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