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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군산 - 바다가 부른다, 이야기가 있다, 오래도록 새로운 여행지, 군산 ㅣ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4
권진희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5월
평점 :
언제라도 군산!
언제라도 군산
전주에서 나고자란 저자의 <언제라도 전주> 즐겁게 읽고 후속작을 기대했는데 다른데도 아닌 ‘군산’이라니! 아주 오래전,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나는 곳이 몇 곳이 없지만 전주를 지나 군산을 향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만큼 전주와 군산은 마음만 먹으면 ‘나초’를 먹기 위해서, 혹은 입과 맘에 맞는 커피를 위해 오갈 수 있는 위치다보니 적당히 여행자 답게, 그러면서도 로컬만이 알 수 있는 섬세함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이번 여행이야기에서도 사람과의 인연 그리고 사도사도 또 살 수 밖에 없는 책 이야기로 그득했다.
“오늘 합평 안 하실 건가요?”
“먹으면서 해요, 먹으면서. 여기 담백하니 맛있어요.” 72쪽
공업사와 목공소가 즐비한 골목을 걸으며 오물오물 곰곰 생각해본다. 지진 호떡이 아니라 막내 씨와 먹던 호떡이 좋았던 것처럼, 구운 호떡이 아니라 학인들과 먹던 호떡이 좋았던 게 아닌지를. 73쪽
<언제라도 군산>을 읽다보면 위의 내용처럼 사람이 그리워지는 때가 자주 등장했다. 갑자기 여행지의 좋은 장소를 묻거나, 맘에 드는 티백을 나누어 마시고 싶은 마음이라든가 혼자와서 먹지 못한 아쉬움을 다음에 같이 갈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참 정겹고 좋았다. 그리고 초반부터 수차례 등장했던 그곳, ‘조용한흥분색’은 또 어찌나 궁금했던지.
표지만 보고 책을 집어 들고, 목차를 살피는 동안 설레기 시작하고, 결국 소중히 끌어안고 돌아왔다. 가끔은 표지가 너무 예뻐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드물게 목차를 살피며 빨리 읽어보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며 왜 이곳을 ‘조용한흥분색’이라 이름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163쪽
오래 전 군산에 갔을 때 딱 한 곳을 작정하고 찾아간 곳이 있었다. 저자가 일부러 언제든 가도 좋을 것 같은 장소로 남겨둔 그 곳이 내게는 그곳 하나만을 가기 위해 먼길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기대했던 장소였다. 이제 한 곳 더 늘었으니 군산을 가야 할 이유는 그보다 곱절로 늘어난 것이다. 이렇듯 즐거움과 설레임으로 가득채워진 군산에도 역사의 아픈 기억은 존재한다.
5월 18일이면 광주 항쟁이 생각나는 것처럼, 6월 10일이면 군산 항쟁이 생각난다. 머릿속에서 두 날짜가 한 점으로 수렴한다. (…)
월명동 성당으로, 오룡동 성당으로, 한길문고로 발걸음을 잇는다. 이것은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나의 선택이다. 254쪽
맛과 멋 그리고 즐거움과 추억으로도 군산은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곳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군산이야기는 이런 마음에 더이상 망설이지 못하고 군산을 찾게 만드는 마력이 숨겨져 있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전주냐, 군산이냐 고민할 필요없이 두 곳 모두를 만날 수 있는 진짜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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