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솽쯔 장편소설, 꽃피는 시절 서평.“두 가지 꽃이 함께 있는거 아니에요? 노랑이와 하양이랑.”“아름답지요? 막 피었을 때는 흰색인데 다음 날은 노란색으로 변해요. (…)금화, 은화라고 하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답니다. 두 사람은 사이가 무척 좋았죠. (…)나중에 그들의 묘에 이런 꽃이 피어났다고 해요. 사람들이 자매의 이름을 따서 꽃 이름을 지었죠. 금은화라고.” 102쪽양솽쯔의 <꽃 피는 시절> 은 ‘역사 + 백합 + 타임슬립’ 을 다룬 소설로 지난 번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의 출발작에 해당된다고 한다. 순서대로 읽었어도 좋았겠지만 시리즈물은 아닌데다 저자의 매력적인 문체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났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그리고 저 위의 문장을 맞는 순간 저 부분은 꼭 서평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 양솽쯔에게도, 또 소설속 소녀들에게도 ‘백합’에 꼭 맞는 문장이라고 느껴졌다. 우선 주요 인물인 ‘쉐쯔’는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양신이가 타임슬립으로 과거로 돌아간다. 하필이면 타이완이 식민지였을 때라 언어도 어렵고 무엇보다 여성들의 삶조차 지금보다 더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1938 타이완 여행기>에서 그렸던 것처럼 저자는 시대의 암울함과 여성의 자유롭지 못한 신분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고통만을 드러내기 보다는 재치있는 필력과 ‘먹고 사는 중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인물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역사를 넘어선 인간이 가지는 숙명에 대해서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타임슬립을 주제로 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책은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의 인물로 가게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하게 만들었다. ‘거의 백 년의 시간을 타임슬립해서, 내가 이 생애 이 세계로 온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만약 21세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돌아가기를 바라는가?’ 499쪽분명 그 시대에도 여성해방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여성들이 있었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누군가도 떠오르기도 했다. 또 서로가 질투하고 시기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쉐쯔와 지여당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만났던 고왔던 사람들이 떠올라 몰입이 더 되었던건지도 모른다. 타임슬립까진 아니더라도 분명 지금, 여기에서 이 소설을 읽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앞서 언급한 <1938 타이완 여행기>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작’에서 ‘부커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서평을 수정했다. 줄거리와 감상을 잔뜩 늘어놓았던 이전 글에서 저자가 다루는 것이 결코 ‘한 여성’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 수정했다. 부디 양솽쯔의 산문집도 곧 만날 수 있길 바란다.#꽃피는시절 #양솽쯔 #문현선 #1938타이완여행기 #책추천@matisseblue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