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를 원해
안셀름 그륀 지음, 황미하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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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는 우리가 고통스럽던 과거에서 벗어나 평화를 누리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자, 또한 이평화로부터 바람직한 해결책을얻는 데 필요한 요소입니다. 12쪽

누군가와 화해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자신안에 미처 해결되지 것을 품고 사는 것과 같다. 지나치게 심각한 단절과 피해는 스스로를 파괴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물론 희망을 품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다만 화해라는 건 일방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특히 상대가 가해자이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거나 화해를 위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화해는 불가능하다. 만약 화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문제라면 어떤 노력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자신과 화해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입니다. 22쪽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 화해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린시절 심각하게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웠을 때도 생겨난다. 겉으로는 안정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명성도 쌓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단점 혹은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이 들킬까봐 지나치게 염려하고, 혹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되면 과민 반응을 보인다. 또 자신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사람들은 자신 뿐 아니라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며 결국 화해의 다리가 아니라 단절의 관계로 이어진다. 다만 서두에 언급한것처럼 상대방의 불응으로 화해하지 못한 경우는 다르다. 이런 경우는 자신과의 화해, 신과의 화해로 얼마든지 상처와 단절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용서는 크게 5단계로 이뤄지는 데 이때 순서가 바뀌거나 다른 단계와 병행해도 상관없다.

1단계 상처받아 생긴 고통 수용
2단계 분노가 발생할 경우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분노를 자존감으로 바꿔 주도적인 삶을 살기
3단계 사건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상처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시도하기
4단계 용서
5단계 상처를 진주로 바꾸는 것 83-84쪽 참조

상처를 진주로 바꾼다는 표현은 빙엔의 힐데가르트 성녀가 인간의 본래적 과제라며 언급한 것으로 결국 우리가 받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시작은 자신에게서 출발해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성경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야곱과 에사우, 요셉과 형제들 그리고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와 안티오키아 공동체에 관한 내용을 예로 든다. 반면 성공하지 못한 화해의 사례로는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다윗에게는 사울을 죽일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화해하려 합니다. 하지만 사울은 다윗에게 품은증오를 떨쳐 내지 못합니다. 자기를 살려 준 다윗에게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너를 나쁘게 대하였는데도, 너는 나를 좋게 대하였으니 말이다.”(1사무 24,18)라고 고백하면서도 말입니다. (138쪽)

이처럼 성경에서도 화해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가 응하지 않을 경우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반복적으로 강조하듯, 자신과 화해하고, 화해하려는 시도 그리고 신과의 화해를 향해 나아간다면 결국 ‘바람직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175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충분하므로 세상과 다리를 놓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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