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신의 훌륭한 보호자입니까? - 읽고 걷고 쓰며 스스로를 지켜내다
권수민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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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쿵 했다. 그동안 아이의 좋은 보호자가 될 생각만 하고 책만 찾았지 내 자신의 보호자가 될 생각은 못했기 때문이다. 28년간 교육자로 살아온 저자가 팬데믹 시대를 거쳐 ‘에세이 쓰기’를 결심한 까닭은 명상하고 산책하고 좋아하는 공부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이를 통해 무언가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저자는 팬데믹을 견뎌온 누구라도 글을 쓸 자격이 있다고 말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바람대로 다음의 세 가지에 집중하며 읽었다. 저자의 경험으로 내 과거를 올바르게 해석할 것, 조언을 참고할 것 그리고 산책과 명상에 집중할 것.

같은 시기에 읽었던 책 세 권 모두 내게 명상과 산책을 권한다는 건 그저 웃고 밑줄치고 넘어갈 수 없었다. 저자가 헬스장에서 만난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반추해보면 지나치게 ‘좋은 엄마’ 혹은 ‘완벽한 아내’를 생각하며 무리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았다. 안타깝게도 살림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스스로를 탓할 뿐 저자의 말처럼 내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해주지 못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부터 자신을 격려해주지 못하면서 아이에게는 세상에 널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도 네 자신은 너를 끝까지 사랑해줘야 한다는 지키지도 못할 얘길 해왔다. 그런가하면 저자는 공부를 시작할 때도, 또 멈춰야 할 때 역시 단호했다. 타의에 의한 공부는 즐겁지도 않고 성적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담만 커질텐데 다른 건 몰라도 공부만큼은 나이탓을 하지 않기로 결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내가 아직은 경험할 수 없는 ‘노년’에 대한 부분이었다. 부모님이 70대가 되신 해에 70세 부모를 둔 자녀가 읽어야 한다는 건강, 보호 관련 책을 형제와 한 권씩 사서 읽었다. 아이와 함께 내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늘어만 났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글을 보면 인생의 황금기를 아직 살고 계시는 중이며 무엇보다 칠순, 언제 위험한 상황이 다가와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것을 충분히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책에서 불안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만 문장의 마무리는 항상 희망과 긍정으로 맺어지는 저자의 문체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을 원하는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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