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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소로 - 일하고, 돈 벌고, 삶을 꾸려 가는 이들을 위한 철학
존 캐그.조너선 반 벨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독서 #책 #책읽는엄마
“
현재 속에 살아야 하고 파도가 올 때마다 뛰어들어야 하며 매 순간에서 영원을 찾아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은 기회의 섬을 딛고 서서 또 다른 육지를 바라보기만 한다. 또 다른 육지는 없다. 또 다른 생은 없다. 이번 생이, 이런 생이 전부다.”
(일터의 소로 242쪽, 소로의 일기 1859년 4월 24일 일기 중)
주말 그리고 연휴 근무 내내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었다. 300페이지가 안되는 책이지만 ’일‘에 관해, 의미있는 삶에 관해 다룬 책이라 찬찬히 집중해서 점심시간에도 식사 대신 차를 마셔가며 읽기도 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면 그만두는 것이 맞겠지만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퇴사‘ 대신 미래의 있을 여유로운 삶 혹은 이직을 위한 발판을 쌓아야 한다는 이유로 만류한다. 그런 우리에게 소로는 자신의 삶을 근거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결국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고, 그렇게 살아야만 유한한 삶을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내일은 단지 시간이 흐른다고 밝아 오지 않는다.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드는 빛은 그저 어둠일 뿐이다. 깨어 있을 때만 날이 밝는다. 밝아 올 날은 더 있다.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일 뿐이다. 131쪽
우리는 회사에 출근 해 근무하는 동안 ’깨어 있다‘고 착각한다. 일단 회사에만 나가면 어찌되었든 업무를 하게 되고, 그렇게 적당히 시간을 보내면 급여가 들어오니 버티라는 것이다. 그것이 가족의 끼니를, 자녀의 미래를 그리고 자신의 노후를 보장해준다고 믿는다. 소로는 오랜 시간을 결핵으로 고생했고, 40대에 생을 마감했다. 또 그의 형 역시 지병이 있었지만 어이없게도 아주 작은 상처가 파상풍이 되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소로는 ’현재‘를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았고,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불필요하거나 무의미한 일처럼 보였던 일들도 결국 자연과 공존하는 현명한 태도 였다는 것을 이웃사람들 조차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 ’좋다고 생각한 일‘을 계속 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이런 소로를 알아본 이 책의 두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유다.
자랑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지루하고 평범한 삶을 산다. 그들은 결코 월든에 가 보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월든을 발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더라도 바빠서 절반밖에 읽지 못할 것이다. 148쪽
일터는 의미 있는 삶의 배경일 수 있지만 착취와 억압의 온상일 수도 있다. 소로가 노예들의 삶을 걱정한 것은 단지 노예들이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모욕적인 상태에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노예들이 강요받았던 노동, 그 노동이 노예들의 몸과 마음에 끼친 영향 때문이었다. 218쪽
소로는 우리가 하는 자유의지로 선택한 직업 혹은 직장에서 근무할 때 불성실한 것은 죄라고 말한다. 열심히 자기 시간을 버려가며 일하는 데 ’죄인‘이라니, 누명 처럼 들리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선택한 직장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상사나 동료가 아닌 자신이다. 물론 소로 역시 직장에서 만나는 고약한 상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실제 그런 상사를 만나 회사를 관두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 내가 선택한 이 일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가. 또 저자들이 말한 것처럼 적어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행운아라는 점을 인정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고 제대로된 목표를 설정했는지를 노트에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았다. 이 책은 소로의 월든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의 일기에서 많은 부분을 인용하였다. 덕분에 소로의 일기를 원서로라도 제대로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고, 앞서 나열한 질문과 답을 구하는 유용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이 좋은 시간을 다른 독자들도 꼭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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