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출판사 #을유서포터즈5기 #유전자는혼자진화하지않는다 #유전자피터 J. 리처슨과 로버트 보이드의 <유전자는 혼자 진화하지 않는다 Not by Genes Alone> 는 워낙 역자분의 해제와 저자들의 배려로 학부생처럼 수강하는 기분으로 들어서 좋았다가 순간 뜨끔하게 하는 문장이 마주하고 말았다.만약 당신이 이미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우리의 메시지는 거의 반대이다. 우리는 문화의 역할이 진정으로 잘 설명되었다는 당신의 신념을 흔들어 놓길 바란다. 인간 행동의 변이가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여러 경쟁 가설을 제시한 잘 설계된 연구는 거의 없다. 107쪽이게 무슨 말인가. 문화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서적을 읽은 게 몇권인데, 실질적으로 인간 행동 변이와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연구된 가설이 거의 없다라니. 이때부터 책에 밑줄이 가열하게 그어졌다. 마치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기 전에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자가 아니었다가 된 기운이 내게 전해진듯 했다. 손민수 했다. 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인기 웹툰에 등장한 인물로 여주의 모든 것을 따라하는 인물로 실제 ’성공한 사람을 모방하려는‘ 행동은 자연스럽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보다 성공한 사람을 따라하려는 것, 인플루언서가 생겨나고 자기개발서가 잘 팔리는 이유도 ’모델을 바탕으로 한 편향(211쪽)‘인 것이다. 명예를 가진 사람 혹은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들의 번식 욕구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기존에도 사회문화적인 배경에 의해 성별이나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 호불호는 존재했지만 능력위주의 사회, 당장 번식보다는 생존문제가 치열해졌다. 다윈이 지나치게 인간을 생물화 했다고 비난을 받았다지만 저자들은 이를 다르게 바라보았다.오히려 생물학자는 대개 설명을 위한 단순한 모델들을 좋아한다.(...)그러한 모델이 가득 찬 도구 상자를 갖고 있다는 것은 세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표준화된 개념적인 도구 상자를 사용함으로써 인간 행동의 다양성과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이로부터 가치 있는 일반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66-167쪽문화마다 다른 데 어떻게 단순화 할 수 있을까. 진화생물학에서 보면 유전자는 각각의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유전자들은 당시에는 ’적응‘가능했던 것이 환경의 변화 혹은 문화에 따라 변이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건강한 자식을 출산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를 거쳐 지금은 단순히 건강한 자손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나라와 그 문화양식에 따라 어떤 소녀들은 강제적으로 폭식을 강요받고 어느 문화에서는 당연하게 금식이나 단식하는 것이 ’아름답다‘. 이주민에 있어서도 이런 차이는 역사적으로 찾기 쉽다. 땅이 재산이자 물려줄 유산이라고 생각하는 문화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농지를 사들이는 반면 땅은 그저 생존의 필요조건 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재산화에 관심이 없다.우리는 유전자- 문화 공진화가 인간 심리의 유전적 진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317쪽인간 사회는 동물 세계에서 볼 때 굉장히 예외적인 것이다. 인간 사회는 상징적으로 서로를 구분하는 커다란 집단의 협동에 기초하고 있다. 321쪽 연대하고 분업하는 것은 인간에게만 보여지는 행동이라 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규범‘을 떠올릴 수 있다. 상벌이 존재하고 다수가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간은 알고 있었다. 우리가 심리적으로 상처받고 괴로워 하는 것은 바로 일반적인 ’규범‘에서 어긋나는 상황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보상받지 못했을 때 큰 상처를 입는다. ’넥타이를 매는 것과 같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사회적 관습을 강요‘(329쪽)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조금 달라진 부분이기도 하다.저자와 역자 모두 한결같이 수업 중 졸고 있는 학생을 깨우듯, 혹은 관심이 있어 보이는 학생에게 과제를 통해 관심도를 높이듯한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알려준 책은 물론 다윈의 <종의 기원> 그리고 읽다가 길을 읽었던 <빈서판>까지 다시금 꺼내읽고 싶게 만들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이 부디 더 활발하게 타오르길, 이 책이 역자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마중물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eul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