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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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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지는 고유성과 취약점에 대해 가볍게 한 두가지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과 손의 도구화를 넘어 고차원적인 수의 활용과 기술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반면 취약점을 놓고 보자면 인간은 도구 없이 맹수 혹은 작은 벌레나 균에 의해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 책은 본래 전공이 생물학자였던 저자 스스로, ’홈그라운드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20쪽)‘고 했을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한다.
진화는 완벽을 추구하는 대신에 충분히 괜찮은 차선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진화는 새로운 조건과 생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할 때 이미 갖고 있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든 해나가야 하는 제약이 있다. 제도판으로 되돌아가 처음부터 재설계할 기회가 없다. 13-14 쪽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즉, 우리의 결함과 능력은 모두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었다. 14쪽
그리고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성장과 정체, 발전과 퇴보, 협력과 갈등, 노예 제도와 해방, 교역과 약탈, 침략과 혁명, 역병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이 모든 소란과 열정 속에서 변함없이 유지된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14쪽
이 책에서 포함하고 있는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류의 역사를 깊이 파고들면서 문화와 사회와 문명에서 기본적인 인간성이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인류의 독특한 특성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과 공유한 우리 몸과 행동의 특징도 살펴볼 것이며, 인류학과 사회학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측면이 우리의 생물학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런가하면 인간의 주요 성향인 무리 행동 편향은 빠른 판단 도구기능을 하므로 시간과 인지 노력을 절약해주는 반면 경제적인 부분이 있어서는 버블 위기를 낳기도 한다. 또, 저자가 이전에 출판했던 책과 이어져 있음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웅장한 규모의 역사와 현대 세계가 만들어진 과정을 다른 각도에서 탐구하기 위해 쓴 삼부작 중 마지막 책이다. 첫 번째 책은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 - 지식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 두 번째 책 <오리진 - 지구는 어떻게 우리를 만들었는가> 그리고 마지막 이 책이다. 오리진은 워낙 스테디셀러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첫 번째 책은 이 책을 읽기 전 먼저 읽어봐야할 것 같다. 이렇게 적으면 마치 강의 전공서처럼 느껴질테지만 단순히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밀접한 부분도 다루고 있는데, 정신작용물질(마약과 같은)에 대해서도, 낭만적 사랑과 인간 가족에 대해서도 그리고 감염병에 관해서도 다룬다. 무엇보다 개인을 넘어 집단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위험적인 요소가 되기도 하는 정신적 결함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초반에 명사들의 추천글에 등장하는 책들과, 저자의 이전 책들까지 포함하면 아마 이 책 한권으로 시작해도 꽤 주요한 책들을 함께 읽는 흥미로운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독서여정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