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걸음
원유경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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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걸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인간의 최선인 다윗의 여섯 걸음(여섯 걸음마다 한 번씩 멈춰 서서 살진 소를 잡아 예배하던 다윗의 행렬)뒤에 하느님의 완성을 상징하는 7(완전수)이 온다는 뜻으로 우리의 ‘여섯 걸음’이후 ‘하느님의 완성’을 기대하는 마음‘ -본문 258쪽
포드 처치 담임목회자 원유경 목사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출간 전부터 하루 빨리 읽어야지 마음만 먹다가 어쩌다보니 해를 넘기고 사순을 앞둔 시기에 읽게 되었다. 머리로는 좀 처럼 여유가 없으니 나중으로 미루자고 생각하면서도 손은 어느새 책을 잡고 읽고 있었다. 지난 설 연휴 내내 이 책을 읽고 묵상하고 울고 웃으며 아무리 바쁘더라도 이 책은 더 미루지 말고 감상을 남기고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눈송이가 하나하나 쌓일 때, 그 하얗고 솜털 같은 것들에서는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수북하게 쌓여 임계점을 넘는 순간, 그 무게를 지탱하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곤 한다. 간절히 기도해도 현실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 의심과 회의감이 밀려들지만, 그럼에도 기도 쌓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도의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마치 수북이 쌓인 눈이 견고한 무언가를 한순간 무너뜨리듯이 기도도 불가능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85쪽

무려 16년이라는 긴 시간, 청년 사목을 하신 분이라 그런지 책 내용 전체가 마치 자기계발서처럼 동기를 유발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이끌었다. 특히 위의 눈송이와 기도의 비유는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로 지친 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물론 하느님의 뜻이 아닌 개인의 욕심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기도는 응답을 기대해선 안되지만 절절한 기도마저 외면당한 듯한 서러움이 몰려올 때가 있다. 또 내가 바친 기도가 전혀 의외의 방식으로 응답받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눈송이처럼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하느님의 세 가지 훈련
고독의 훈련, 무명의 훈련, 단조로움의 훈련

다윗이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골리앗을 상대로 싸워야했고, 사울의 핍박속에 살아남아야 했으며 무엇보다 기름부음을 받고 바로 왕위에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 시간 다시 목자의 생활을 견디며 살아가야했다. 이 시기를 저자는 하느님께서 그를 ’훈련‘시킨 과정이라고 보았다. 고독의 훈련, 무명의 훈련 그리고 단조로움의 훈련이다.

❄️다윗을 광야로 보내신 건 하느님이셨다. 그러나 사울을 광야로 보낸 건 사울 자신이었다. 다윗은 왕에 합당한 자로 훈련되기 위해 광야로 갔지만, 사울은 사사로운 욕망 때문에 자신을 광야로 내몰았다. 다 같은 광야가 아니다. (...) 왜 광야에 있는지, 누가 보냈는지를 잘 분별해야한다. 200쪽

만약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았으니 당연히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 자신하며 교만에 빠져 행동했다면 어떠했을까. 목자로 살아야했던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고, 사울을 피해 도망쳐야했을 때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고 신을 원망했을 것이다. 시련이 올 때마다 기도를 멈추고, 왜 하필 이 때, 이런 시련을 주시냐고 원망했던 적도 많았다. 광야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치 불평불만을 쏟아내면 과거 종살이 하던 이집트를 그리워하던 사람들과 다를바가 없었다.

❄️아들아, 네가 인생을 살며 어떤 벽에 부딪힐 때 그 벽은 너를 막기 위한 게 아니야. 그 벽은 그것을 간절히 원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란다. 너를 그곳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지. 272쪽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성경‘을 누구라도 한 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으면 싶은 마음이었다. 다윗의 경우도 사실 왕위의 오르기 까지의 과정은 생략하고 나중에 부하의 아내를 탐하고 그 부하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내용만 보게 되면 도무지 배울점이 없어보인다. 아니, 왜 저런 나약한 사람을 주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셨는지 의아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다윗이 그 이후 절절하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한다. 마치 기름부음을 받기 전부터 부모의 무시속에서도 눈빛이 밝게 빛나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울을 돌려보내던, 주님의 뜻에 온전히 합당하게 살던 그 모습으로 돌아온다. 여섯 걸음. 마지막 한 걸음마저 내뜻대로 걸어가던 나를 돌아본다. 덕분에 이제라도 마지막 걸음은 주님께서 완성하실 수 있도록 골방에서 기도하고, 예배가 얼마나 큰 기쁨이자 특권인지를 되새기며 사순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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