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의 세계 - 『듄』에 영감을 준 모든 것들
톰 허들스턴 지음, 강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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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봉 예정 영화 중 아마 가장 기대감이 높은 작품이 <듄: 파트2>일 것이다. 지난 1편에서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꿈에서 만나게 되는 한 여인과 실제로 조우하게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영화만 보면 인류가 지구라는 터전에서 벗어나 우주공간에서 새로운 거주지를 찾고, 각각의 왕국을 건설하며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행성간의 이동마저 단축시키는 등의 많은 과정이 생략되어 10191년이라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를 마주하게 된다. 원작 독서를 읽어야하는 이유다. 작가 프랑크 허버트의 넘치는 조사력은 듄 이전의 단편소설을 집필하거나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할 때 이미 시작된 것으로 프레멘들이 활동하는 아라키스 사막의 대한 영감을 이때부터 가졌다고 한다. 아라키스에는 우주공간을 더이상 기술력이 아닌 인간의 예지와 논리로 운행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행성이다. 통신과 교통수단의 다루는 만큼 이 곳은 모든 행성이 탐내는 곳이자 현재 주도권을 가진 권력자들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장소다. 실제 있었던 부족간 문화, 종교로 인한 분쟁 등을 기반으로 쓰여진 만큼 시대나 지리적인 부분이 가상일지라도 충분히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특히 영화 속 폴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되겠지만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메시아가 또 다시 ’피부가 하얀‘백인 성인 남성이다. 여성들로 구성된 베네 게세리트라 할지라도 결국 메시아는 백인 남성이다.

백인 구세주 내러티브는 다양한 형식을 띠지만, 핵심은 동일하다. 즉 유럽 혈통의 인물(주로 남성)이 ‘원시적‘ 비백인 개인 혹은 집단과 조우한 뒤, 자신의 우울한 지식이나 기술을 사용해 이 새로운 동료들을 억압 혹은 ‘어둠‘으로부터 구원한다는 것이 요지다. 81쪽

저자도 허버트를 두고 그가 성장과정에서 읽고 들었던 내용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상화되어 실제 집필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쳤을거라고 추측한다. 작가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메시아를 떠올리거나 상상했을 때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종, 성별이 가능할 수 있도록 탁월한 작품이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만 보더라도 기존의 백인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던 예수가 중년 여성의 모습이거나 흑인 청년의 모습 등 여러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듄의 세계를 읽으면서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았던 부분은 ‘사다우카 병사‘들이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SF작품에서 등장하는 전쟁은 인간과 인간의 전쟁이기 보다는 뇌파로 연결된 회로 혹은 그마저도 영적인 싸움으로 번지거나 아니면 거대한 비행선 혹은 극대화된 기계개체였다.

전기 작가 티모시 오라일리가 썼듯, ‘근접 전투는 허버트가 자립성과 개인의 능력을 강조했음을 보여준다. 듄에서는 SF에 단골로 등장하는 우주선을 사용한 전술이나 공중 폭력을 볼 수 없다. 전투 중 원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없고, 우주 조합이 핵무기 사용을 불법화하고 성간 여행도 제한했기 때문이다. 대신 전투는 다시 한번 대인 전투 형태로 회귀해 최첨단 무기나 기술력이 아닌 개인의 재주나 훈련에 의존하게 됐다. 116쪽

제국간의 연합 혹은 분쟁은 여전히 지속되더라도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올리는 성장소설 방식의 통쾌함과 동시에 대리만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듄이 위대한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의 과학 교수 대니얼 페르난데스는 <듄>이 상상해낸 기술 중 하나를 실제로 구현해냈다. 페르난데스가 개발한 공기 중 수분을 포집하는 ‘포그캐처‘ 시스템은 프레멘의 이슬 채집기와 여러모로 유사하다. 192쪽

미래 사회를 꿈꾸면서 당장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고도의 기술발전으로 인해 노동시간의 단축과 계급과 계층의 붕괴일까? 아니면 막연한 편리함일까. 어떤 것이든 가능하겠지만 인류자체가 존속하려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흙, 누리는 공기부터 유지해야만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허버트의 다음의 말이 듄을 위대하게 만든 이유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환경 보호에 관한 이야기는 인류의 생명 보호에 관한 이야기와 다를 것이 없다.˝ -프랭크 허버트.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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