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파리
에리카 맥앨리스터 지음, 이동훈 옮김 / 마리앤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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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좋아하는 사람 손?

우선 난 파리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파리를 좋아하며 따라다닐 때도, 파리는 더럽고, 유해하며 도무지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말은 못하고)더러워! 라고 말했었다. 한참 곤충을 좋아할 때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인간을 비롯 해 편견이라는 것이 없을 때라 파리는 물론 사마귀, 거미 그리고 지렁이 등 끔찍하게 싫어하면서도 좋아하는 ‘척‘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뭘 알아야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가 제일 잘 하고 좋아하는 책으로 아이와 함께 곤충을 자주 접하곤 했다. 그러다가 만난 책, <위대한 파리>를 보고 깨달았다. 아, 나 파리를 좋아하게 될 것 같아!

1. 인간이 우주로 쏘아 올린 최초의 생명체는 무엇일까요?

국제우주정거장에는 과실파리 연구소가 있고, 이 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무중력이 파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통해 우주여행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있다. 왜? 파리 종과 인간의 질병 유발 유전자의 75퍼센트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2. 모든 모기는 인간을 물고 뜯고 피를 맛본다?

왕모기과에 속하는 모기들은 암수를 막론하고 채식성으로 인간의 피를 먹지 않는다.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심지어 왕모기의 유충은 다른 모기를 포식하는데 이들의 크기는 유충과 성충 모두 커서 저자가 실수로 왕모기과 유충을 다른 과의 유충과 함께 보관했다가 대부분의 유충이 왕모기과 유충에서 잡아먹혔다고 한다. 이렇게보면 왕모기과 유충을 이용 해 모기박멸을 유해한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서 가능할 것 같지만 이또한 문제가 있다. 다른 모기과의 유충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은 외형적으로 유사한 다른 과의 유충과 구분하기 어려워 자칫하다간 인간을 마구잡이로 물어 뜯는 유충마저 증대시킬 수 있다.

3. 초콜릿, 후추, 고추, 당근, 망고 그리고 양파 중 파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물은?

정답은 모두 다. 참고로 저자는 초콜릿을 너무너무 싫어한다고 한다. 그런데 초콜릿의 주요 성분인 카카오의 수분매개 곤충이 다름 아닌 파리다. 초콜릿을 싫어하는데 저자는 왜 파리를 좋아할까? 그에게 고추와 후추가 없는 것은 삶이 끝장나는(진짜 이렇게 쓰여 있음)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위에 나열한 작물을 모두를 좋아한다. (솔직히 고백한다. 당근은 잘 모르겠다.)

우리는 꿀벌이 사라지면 결코 안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헌데 파리가 꿀벌 못지 않은 수분 매개종이라는 것은 나도 <위대한 파리>를 읽고서야 알았다. 더군다나 수분 매개종인 떠돌이파리는 행동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외모도 꿀벌과 매우 흡사하다. (사진 속 꿀벌로 보이는 곤충은 벌이 아니라 진짜 파리다.) 그들은 꿀벌같은 모습을 하고 다니며 꿀벌과 같은 일을 하지만 고맙게도 벌을 두려워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인 ‘침‘이 없다. 침이 없다는 것은 우리를 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물론 침을 가진 파리도 있고 공격성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산란과 관련된 부분이라 벌처럼 우리를 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파리에 대해 우리가 정말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서두에 적은 것처럼 ‘유해하고, 더럽고 무조건 죽여버려야 하는‘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전처럼 생생한 사진과 작가 특유의 위트있는 문체로 초반부터 빠져들듯 읽었다. 사전인 줄 알았는데 너무 흥미진진한 문학같고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기뻤다. 저자의 집필 목적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파리를 보는 시각이 바뀌고, 파리를 잡는 행동에 대해 두 번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의 의도는 확실하게 이룬 것 같다. 여름에 음식위를 날라다니는 파리를 죽이고 싶어지면 내가 좋아하는 ‘후추, 초콜릿, 망고‘를 떠올리며 두 번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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