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인뮤지엄 #도슨트한이준 #미술관#명화도슨트가 안내하는 미술관 산책은 어떨까. 책소개글에 박근희 여행 기자가 적은 ’저자 특유의 ‘선 넘지 않는’ 야무진 해설‘이란 표현이 적확했다. 작품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작가의 의도, 제작 방식, 작품 배경들을 담백하게 소개하면서도 자신이 느꼈던 바를 양념처럼 곁들여 책을 읽는 내내 오롯하게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전에 읽었던 미술관 관련 책들은 학술서가 아닌 이상 지나치게 사적인 부분도 많고 심지어 오류가 있는 경우도 있어 읽으면서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염려하며 읽었던 것에 비해 정말 편하게 접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국내외 화가들의 그림, 그리고 그 작품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미술관을 소개해보자!‘ 했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홀리데이 인 뮤지엄‘이죠. - 프롤로그 중에서’대대로 내려오는 비법 소스를 내놓는 심정‘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작가와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오래도록 각인 될 작가들은 박수근, 이쾌대, 나혜석 그리고 마그리트와 에드가 드가이다. 책에서는 총 10명의 아티스트들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 절반이나 차지하니 버릴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고 본다. 우선 박수근은 서민들의 날 것이라기 보다는 거짓없고 선한 삶과 풍경을 닮은 작가로 유명하다. 특히 마치 돌을 갈아 캔버스에 얹힌 듯한 기법은 작가가 실제로 돌의 질감으로 최대한 가깝게 묘사하기 위해 연구끝에 탄생한 것으로 실제 돌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웠다.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은 ’독서‘라는 작품으로 작가의 첫 째 딸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이쾌대 작가의 경우는 이제 고인이 되신 서경식 교수의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책에서도 동일하게 <두루마리를 입은 자화상>이란 작품이 소개되었다. 두루마리라는 동양적인 의상을 입고 서있는 화가는 손에는 서양화구인 팔레트를 들었지만 함께 들고 있는 붓은 동양식인 모필이다. 단순히 동서양의 화구를 두루 섞었다는 점 외에도 기법은 유화에서, 작품의 배경은 한국으로 새로운 서양화기법으로 그림을 그리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앞서 소개한 박수근 작가나 이쾌대 둘 모두 사랑꾼이라는 점에서도 멋진 사람들이었다. 연인에서 부부의 연을 맺게된 과정이나 남편이 북으로 떠난 이후 경제적으로 난처해진 상황에서도 이쾌대의 대한 사랑과 작품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단 한 작품도 팔지 않았다는 사연은 가슴을 뭉킁하게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르네 마그리트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을 보고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그릴 지 고민‘(162쪽)하게 되었다는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다시금 찬찬히 바라보았다. 특히 <연인들 II> 의 경우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마음속에 남겨져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페이지를 뒤로 넘겨 다시금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끝으로 에드가 드가의 경우 발레하는 소녀들을 담은 작품으로 워낙 친숙한 작가인데 초반에는 다른 작품의 방향성이 달랐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드가의 작품은 그의 작품 속 발레리나와도 닮아 있습니다. 하나의 동작을 위해 수십 수백 번씩 반복하며 무대를 완성해갔던 발레리나처럼 드가 역시도 하나의 형태를 얻기까지 수십 수백 번의 드로잉 과정이 있었을 텐데요. 290쪽그 당시 어린 시절부터 모진 발레연습을 했던 아이들은 노동자 계급 출신이었다고 한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가난에서 벗어나 계급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한다. 그저 예쁘고 아름답게 보였던 <발레 수업>을 다시금 찬찬히 바라보게 된 까닭이다. 이처럼 이미 알고 있는 작가를 만나면서도 저자의 담백한 해설로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하며 작품과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저자가 집필을 한 그 목적에 맞게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은 물론 미처 담지 못했던 곳들은 비밀노트에 담아 놓았다. 맛집을 찾아 떠나듯 이제는 미술관을 찾아 떠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자로 느껴진다. #미술관투어 #미술관산책 #그림 #흐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