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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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은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순간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그가 태어나는 순간이 그의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데 사실 초반에는 같은 이야기를 수차례 반복하고 마침표가 없는 문체가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게 느껴졌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고 싶지만 어느새 다음 장면이 계속 펼쳐지고 있었다. (물론 책장을 넘긴 건 내 손이며 나는 나의 손을 내 의지대로 아직까지는 컨트롤 할 수 있다.) 사실 이 불편함은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까지 이어졌는데 한편으로는 이것이야말로 작가의 엄청난 능력이 아닐까 싶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영화는 상연관으로 들어가면 왠만해서는 끝날 때 까지 앉아서 보기 마련인데 소설은 언제고 재미없다 싶으면 덮을 수 있다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영화도 아닌 ’꿈을 꾸는 것처럼‘ 책장을 완전히 덮는 것이 아니라 끝을 보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타오르게 한다.

요한네스는 위로 누나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성인이 되기 전 죽고 만다. 아버지의 다짐대로 어부가 되었으며 어부의 삶이란 것이 고기가 우선 많이 잡혀야 좋은데 거기서가 끝이 아니었다. 많은 고기를 누군가가 제 값을 치르고 사줘야만 그의 삶의 풍족해질텐데 안타깝게도 나이들어 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경제적으로 그다지 여유롭지는 못했다. 다행인 것은 부부사이가 좋았으며 자녀들도 큰 사고나 말썽없이 성장 해 막내는 걸어서 쉬이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서 가정을 이루어 거의 매일 같이 그를 만나러 와주었다. 안타까운 것은 사이가 좋았던 아내를 먼저 보내고 그의 삶이란 노화로 인한 통증과 이렇다할 변화와 목적이 없는 무료함이 채우고 있었다. 서로 이발을 해주던 절친도 세상을 떠나고 그의 삶은 한번 쯤 보았음직한 연극무대 위의 혼자 남은 노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희극작가라서 그런지 장면 장면이 그대로 연상되었다. 글이 끝없이 이어지는 부분도 서평을 쓰는 지금 떠올려보니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를 연상시키고, 삶이라는 바다에 배를 띄운 요한네스 혹은 보통의 인간이지 싶다.

요한네스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머무는 동안 육신의 고통이 없다는 점에서 다시금 육체가 가지는 여러 속성들을 생각해본다. 육체라는 물성 넘어 탐욕이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들. 또 이를 넘어 습관처럼 굳어진 행동들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유추하게 되는 딸의 모습을 보며 나의 죽음이 그와 같다면 무엇으로 유족들이 짐작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본다. 점점 더 서두에 불평을 늘어놓았던 것이 부끄러워진다. 이래서 책을 읽지만 말고 짧게라도 소감을 몇 자 적어봐야 하는 것 같다. 한줄평, 탄생과 죽음을 2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안에 이토록 완벽하게 그릴 수 있다니 놀랍다.
그나저나 2023노벨 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로 발표되자마자 바로 구매 후 다음날 새벽에 받았던 책은 3부작이다. 헌데 서평은 ’아침 그리고 저녁‘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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