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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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소설
#이별
#이별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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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인간이 너한테 헤어지자고 해서 내가 이러는 거니? 그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갔다고, 연애 노선 갈아탔다고 이러는 거야? 깜찍하게 너를 속였잖아. 기만했잖아. 네가 싫어졌으면 깔끔하게 끝내고 돌아서면 되는데, 구질구질하게 한쪽 다리 걸치고 있었잖아. 결국 대형 사고 난 거고,
이렇게라도정신차리게 해주려는 거야. 너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 자식이 어떤 인간인지 만천하에 똑똑히알려줘야 하지 않겠니?“ 81쪽

”소위 썸 탄다고 하는데 그 대상이 꼭 사람인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이 아니면 뭐랑…………….“
”삶이요. 정확히는 눈앞의 또렷한 현실.“
여자가 원하는 것이 진짜 해외에서의 삶인지 알 수 없었다. 혹여 그 가능성만을 꿈꾸는 게 아닐까? 그렇기에 이런저런 상황을 문제삼아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새로운 세상에서 부딪힐 현실의 문제가 두려워서, 그곳에서조차길을 찾지 못할까봐, 실망하고 후회할까봐 섣불리 마지막한 걸음을 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192쪽

BUC인지 유명 속옷 브랜드인지 모를‘ (147쪽) BU 케어 보험은 이별 후에 찾아오는 각종 상처와 아픈 마음을 돌봐주는 보험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간가영, 남나희, 단다빈 그리고 라라미 라는 네 명의 산후조리원 동기들이 BU 상담 설명회를 듣는 장면이다. 이런 보험이 필요하겠냐며 30년 전 그들은 마치 가입을 하지 않을 것처럼 대화를 나누지만 역시나 그럴리 없다.

BU보험 보장내용과 BUC의 활약이 양다리로 인한 이별 보험 보장으로시작된다. 이별도 다 같은 이별이 아니고 최근에는 이별이 범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다보니 마냥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소설로만 읽히지 않았다. 아마도 이건 이희영 작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자 이유일 것이다. 주요인물이 4명이라고 해서 네가지의 이별밖에 볼 수 없을 것 같겠지만 중요한 것은 사랑을 할 때의 마음가짐과 이별을 원할 때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우연한 계기로 사랑에 빠질 수 있고 그 사랑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한 쪽의 일방적인 노력으로만은 부족하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또 ’사랑이 장난이냐?‘는 물음에 ’사랑은 장난이다‘라고 답하며 그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도 좋았다. 서로 장난처럼 다가서고, 다만 그 장난이 상대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아야 하고 상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상대의 장난을 역으로 당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기억해야 한다.

설계사 나대리의 말처럼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설사 그것이 사랑과 이별이라 할 지라도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모르거나 외면하는 경향이 대다수다. 그러니 더더욱 BU 보험이 필요하다. 이 글의 시작이 산후조리원이라는 것이 그런점에서 정말 탁월하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있었던 조리원에도 이런 설명회가 있었고, 설계사들이 방문했다면 분명 가입했을 것이다. 심지어 보험료도 커피숍 커피 두 잔 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이런 보험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부디 설계사님, 제게 연락좀 주세요. 이희영 작가님께는 그저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글을 계속 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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