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어야 했던 것이 언덕이든 산이든 그 이면에 올라갈 때와 똑같은 경사의 내리막길, 즉 절벽만이 존재했다. 신이 보시기엔 아마도 그것만이 나에게 유일하게 통하는 방법이었나 보다. 절벽 끝에 세워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다루기 힘든 피조물, 원하시는 대로결국 나는 깨닫는 중이다. 그 무엇도 장담해서는 안 되고, 내 일과 남의 일이 따로 없다는 사실을, 지독한 허무주의와 무용론 - P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