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쯤 나 혼자 어디라도 가야겠다 - 가볍게 떠나는 30가지 일상 탈출 여행법
장은정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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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것도 좋지만 혼자라도 가까운 곳으로 잠시 탈출해보는 재미도 정말 좋다. 장은정 작가의 <하루쯤 나 혼자 어디라도 가야겠다>는 1인 여행자를 위해 최적화된 책이지만 뭐, 둘이면 어떻고 여럿이면 어떤가.  일단 책속 여행부터 가보자.

걷고 싶을 때 걷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추는 것, 내가 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채워진 그 여행을 통해 나는 나와 훨씬 더 가까워졌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나와 가까워질 수 있는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인 만큼 책에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은 계절별로, MBTI 유형별 추천지도 있어 참고하면 좋다. 나의 유형은 어디에 속하는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말하지 않아도 북에 홀릭해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 책을 테마로 한 여행지에 대한 페이지들을 제일 먼저 읽어보았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책방, 회원제 책방 그리고 책과 함께 잠들 수 있는 여행지도 있는데 파주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은 바로 북스테이가 가능한 여행지다. 과거에는 템플스테이만 명상과 이색체험으로 자주 소개가 되었는데 이제는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북스테이를 할 수 있다. 이 곳 주변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축물들이 밀집되어 있어 책뿐 아니라 건축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투숙하기에 좋을 것 같다. 아직 초보엄마지만 엄마라는 단어만 보이면 눈과 마음이 동시에 풍덩 하고 빠져버린다. ‘엄마의, 서재‘는 그런 까닭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큐레이션 또한 엄마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엄마가 아닌 사람들은 잠시 둘러보는 것외에 서재이용은 불가능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차별이 될 수 있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잠시 밀어두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사천 메가박스 삼천포‘가 맘에 들었다. 사실 삼십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바다에 대한 호감도가 크지 않았다. 지인을 돌보기 위해 한달 반가량 바닷가 근처에서 지내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매일 아침 해변가를 따라 달리던 것을 계기로 바다에 대한 열정이 타올랐다고 해야할까. 영화는 단 한 편이었지만 대학생 시절 직접 시나리오도 써봤을 만큼 진심인 편이었다. 출간 이후 아이를 중심으로 변해버린 일상덕에 바다도, 영화도 아주 멀리 떠나있었는데 사천 메가박스 삼천포 글을 보자마자 이곳이야 말로 내가 가야할 곳이 아닌가 싶었다. 30명 안팎의 인원만 입장가능하고, 오션 뷰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영화관, 사진만 봐도 이렇게 좋은데 부디 멀지 않은 미래에 꼭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책과 영화 그리고 바다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런 곳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저 따뜻한 한잔의 차와 조용한 산사를 그리워 하는 이들, 즉흥적으로 식도락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또 그에 맞는 여행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 책은 컨텐츠 자체로도 풍성하지만 책제목과 저자의 이야기 부터가 움츠려있던 여행자의 영혼을 깨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야말로, 하루쯤 나 혼자 어디라도 가야겠다, 싶을 때 이 책 한 권만 들고 나가보자. 적어도 어디를 가야할 지 몰라서 못갈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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