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는가 -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선 사상가 10인의 대답
미하엘 하우스켈러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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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철학자 미하엘 하우스켈러가 작가와 철학자 중 10명의 저작들을 정리해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나름 정리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이 서평을 읽기 전 다음의 발췌글을 염두하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작가들이 철학이나 문학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평가하지 않으려 애썼으며
-중략-
어떤 경우든 그들이 ‘옳은지‘ 혹은 ‘그른지‘를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말해야만 했는지에 더 깊은 관심을 두었다.
16쪽


우선 저자는 각 장을 한 작가 혹은 철학가에게 할애해 정리하여 서술했지만 결국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저자서문에 밝힌 것처럼 어느 누군가의 답이 옳거나 정의라기 보다는 각자 스스로 가치를 찾는 것은 오롯하게 각자의 몫이다. 내가 찾아가는 길에 도움이 되어주었거나 공감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신앙생활을 하다보니 ‘신의 존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관심이 갔다. 키르케고르의 말처럼 윤리적인 삶은 곳 종교적인 삶이기도 하다. 이웃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속여서는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것이 많다. 하얀거짓말이라던가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과연 그것이 최후에는 누구에게 어떤 선을 가져오는지 인간인 우리는 확신하거나 책임질 수 없다. 그런점에서 허먼 멜빌처럼 인간 자체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접고 절대 선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신들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삶은 어떤가. 이렇게 되면 인간인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 지나치게 허망하게 느껴진다. 어차피 우리는 서로에게 집착하거나 상처내는 존재이며 사랑또한 결국 이런저런 허울과 변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의 감정으로서 사랑이 아니라 좀 더 큰 가치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런 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랑한다는 이유로 연인밖에는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자면 차라투스트라가 말하는 우리의 존재의미가 ‘초인‘이라고 본 니체의 이야기는 꽤나 호감이 갈 것이다.


인간 존재에는 우리가 아직 실현하지 못한 혹은 실현하는 법을 잊어버린 잠재력이 담겨 있다. 세상과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면 우리는 초인이 될 수 있다.
239쪽


앞서 해당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진정한 자신이 되는것, 고통을 감내하고(설사 극복하기 위해 고통을 재생산하더라도)견뎌내야 하는 삶은 초인이 되기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인간을 극복해야 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결국 우리는 지금 상태로가 아니라 그것이 고통이든, 내면적 자신이든 이겨내야만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렇게보면 인간이 사는 이유는 결국 더 나은 존재, 더 나은 가치를 향해서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루스트는 책을 읽고 쓰고 예술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하는 시간만이 가치있는 시간이며 곧 그런 시간으로 채워져야 가치있는 삶이라고 말한다. 이런 삶또한 결국 고통과 불행한 여러 사유들을 견뎌내었을 때만이 가능하다. 비트겐슡인은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그것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서라면 죽음마저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절망이라는 것이 죽음밖에는 해결방법이 없다는 믿음을 가져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말한 키르케고르의 말이 다시금 소환된다. 결국 저자의 말처럼 이런 삶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고 또 틀리다고도 할 수 없다. 가치있는 삶을 위해 각자가 생각해놓은 정의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이들의 말을 통해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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