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인문학 - 삶의 예술로서의 인문학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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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인문학 완독서평


너는 네 자서전의 작가이다˝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준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자라 모두 위인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위인이 안 되어도 좋다. 그가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인간으로 성장한다면 그보다 더 큰 성공과 성취가 있을까?

34쪽

실리콘밸리는 혁신적인 기업, 디지털을 선도하며 4차산업혁명의 주를 이루는 회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곳의 직원들은 자신들의 아이에게 누구보다 더 빠르게 최신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도록 기회를 줄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글쓰기와 책읽기를 기본으로 여기며 이를 통해 사유할 수 있는 능력, 즉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스마트폰 사용은 한참 후에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글을 쓰라고 무턱대고 강요한다고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거나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계기, 위의 발췌문처럼 자서전, 기록의 반복이 결국 스스로를 성찰하고 그것이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인문학적 교육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성장하면서 읽게 되는 다양한 작품속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바는 공통된 부분도 있지만 전혀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고난을 딛고 성공한 성장기를 읽으면서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경우, 오히려 불우한 내용들이 잔재처럼 남아 자신의 삶과 혼동되어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처럼 삶속에서 책이 주는 영향은 막강한데 그렇다고 영상매체에는 그런 영향성이 없다거나 문서에 비해 저급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저자가 분명히 말하길 각각 매체별로 특징을 가지고 있고 깊게 사유하는 순간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문서와 달리 시시각각 변화되는 영상매체는 그런 부분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사유할 수 있느냐의 여부기 때문이다.



지금 사람들을 떨게 하는 불안은 기묘하게 도 불안 또는 불만의 원인을 잘 알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이다.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나 뉴욕 지하철에서의 무차별 기관총 난사 사건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그런 무차별적 파괴행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행위가 극히 모호한 동기, 합리적 설명이 어려운 동기의 산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248-249쪽

깊이 사유하고 성찰하려는 의지가 없는 삶은 직면하는 어려움과 불만을 제대로 소화시키거나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시도조차 할 수 없게된다. 그렇게되면 자신이 가진 불만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바로 앞에 놓인 불특정 다수, 그저 그 시간 그곳에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폭언이나 폭행 또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자신의 화와 분노, 사회의 불균형과 불평등을 적어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대화의 기술, 말하기 능력을 타고난 언변이나 화술로 치부할것이 훈련과 교육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무사책방 시리즈, <만인의 인문학>의 문체는 결코 어렵거나 훈계하듯 불편하게 쓰이지 않았다. 인문학적 소양이 잘 길러졌을 때, 그리고 그런 교양을 제대로 갖춘 사람의 글쓰기가 이토록 따뜻하다는 것을 읽으면 읽을수록 깨닫게 되었다.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아직도 애매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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