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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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 대해 고민중인 청소년,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초년생들은 물론 나처럼 결혼이나 육아등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이라면 이다혜 인터뷰집 ‘내일을 위한 내일‘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남의 일같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주력했던 분야에서 줄곧 단점처럼 여겨졌던 부분을 억지스레 고쳐 자기색을 잃는 대신 주력분야로 거듭난 정세랑 작가와의 인터뷰는 현재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기개발을 위해 다른 곳을 기웃거리거나 숨겨둔 자신의 꿈을 놓지 못해 심적으로 방황중인 사람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소개된 인물들 중 양효진 배구선수의 인터뷰가 실려있는 것이 특히 맘에 들었다. 근래 업무상 스포츠관련 컨텐츠를 접할일이 많아서그런지 과거 여자 배구선수하면 식빵으로 유명한 김연경 선수만 알았는데 최근 김선수와 절친인 양효진 선수, 불혹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는 다른 어떤 선수보다 기량이 뛰어난 정대영 선수 등 성별을 떠나 그야말로 ‘선수‘, ‘스포츠스타‘로서 완벽한 이들이 많음을 뒤늦게 깨닫고 부끄러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완성된 상태라서 인터뷰에 응한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일을, 자신이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 일, 책 제목에 적힌 것처럼 ‘내일을 위한‘ , ‘내 일‘을 하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에 청소년기의 자녀를 두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지금의 내게도 큰 위로와 응원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정세랑 작가의 이야기, 사회적 약자를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는 이수정 범죄심리학자의 이야기도 도움이 되었고 여전히 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이상희 고인류학자의 이야기는 좀 더 풀어내자면 스펙만 보면 정말 완벽한 그녀였다. 누구나 부러워할 대학에 졸업했고, 해외로 유학도 떠났지만 주전공분야에서 안정된 직업을 갖기까지 꽤 긴시간을 기다려야했다고 한다. 1,2년의 기다림이 아닌 그보다 더 긴시간을 확실한 보장없이 막연하게 기다려야 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이교수의 인터뷰는 현실의 자각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희망을 옅보게 했다.

사실 책에 실린 7명의 여성들의 이야기 중 도움이 부족했던 이야기는 없었다. 가족들과 거리를 두면서도 버텨냈던 전주연 바리스타의 경우는 자신의 성공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의 안정적인 시스템까지 내다보는 그야말로 미래지향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었기에 청소년들에게 그또한 모범이 된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또 희망하는 직업에 따라 조금씩 가감되긴 하겠지만 ‘내일을 위해 내 일‘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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