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 뭐라고 - 깨달음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거죠?
고이데 요코 지음, 정현옥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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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데 요코의 <깨달음이 뭐라고>책 표지에는 다음의 문구가 적혀있다.



어깨에 힘 빼고 얘기해 볼까요

깨달음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거죠?



책을 읽으면서 계속 표지에 적힌 저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 어쩌면 저 고민은 저자, 저자와 인터뷰를 한 승려분들이 답해줘야 할 문제고 그 답을 뭐라 적었는지 궁금하니 저 책을 읽게 된 것인데도 그랬다. 책을 읽고나서 얻은 답은 깨달음이 인생에, 내 인생에 도움을 주는 것은 겸손 그리고 안도였다. 겸손은 어느 종교에서나 요구하는 것 중 하나인데 어째서 겸손이냐 하면 우리는 누구나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한다는 사실이었다. 처음 세례를 받고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어야 하는 부분을 포함, 새롭게 얻어진 지혜와 가르침에 하루에도 여러차례 언니에게 자랑하듯 그 순간들을 공유했다.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쓰고자 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깨닫고 있지 않을까요? 깨달음이란 일반적으로는 무언가를 통찰한다는 뜻으로 통하니까요. 모두 나름대로 통찰하면서 살고 있잖습니까. 35쪽


한마디로 이전의 나는 전혀 통찰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 다행스럽게도 먼저 자각한 덕분에 더이상 깨달음을 자랑하진 않았지만 이따금 이야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긴 한다. 그런가하면 누군가를 돕는 행위가 정말 순수한 적이 있었는가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겸손과 가르침을 동시에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곳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마쿠라에서 일부러 스님이 와주시니까 경청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들어 준 겁니다. 그 마음을 내가 받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나는 이 사람들에게 무언가 해 주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거였음을 느꼈죠. 이 부분이 어려운 점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잘못된 생각을 품게 되는 거요. 77쪽


강의를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김미경 강사님을 통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열심히 청강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경험상 그런 마음을 처음부터 가지기라 쉽지 않았다. 고이데 작가가 위의 말에 '거듭 반성하게 되네요.'라고 말하는데 함께 공감하며 대꾸하게 되었다. 특히 계단으로 표현한 깨달음의 과정은 책을 읽는 중간 잠시 멈추어 머릿속으로 계단을 밟아보게 만들어주었다.



부처란,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계단이다! 무한한 우주에 투명한 계단이 하염없이 이어지고, 지금 또 하나의 계단이 생겨나 빛을 냅니다. 다음 계단이 빛을 내는 순간 앞 계단의 빛은 사라지고요. 또 다음 계단이 빛나면 앞 계단의 불빛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빛을 발하고 있는 계단이 바로 현재의 생각이나 고민거리, 하고 싶은 말 등을 의미합니다. 125~126쪽


사실 가을이 오면서 이 책을 거의 매일 가지고 다녔다. 점심시간에, 출퇴근 시간에 읽다보니 푹 빠졌다가 막상 리뷰를 적으려고 들면 뭐라고 적어야 좋을지 백지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분명 깨달았는데, 라고 하는 순간, 아 맞다. 깨달음이라니! 라는 식의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님들의 말들을 정리만 하는것은 이 책을 제대로 읽은게 아닌듯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책은 누군가 리뷰를 아무리 잘 적었다 하더라도 직접 읽지 않으면 안되는 책 중 하나다. 깨달음이 뭔지 말할 수 없다하더라도 적어도 스님들이 들려주는 일화만 읽어도 '꿈에서 깨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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