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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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의미치료가 국내에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기 전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의 저자 이시형박사는 해외에서 관련 수업을 듣고 또 연구했던 사람으로 의미치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공저자 박상미 심리상담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의미치료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의학이라는 것이 날로 변하고 발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때만 해도 내가 참 젊었구나, 덜 익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가 늙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게 아닌가 합니다. 62쪽



30대까지는 나이먹는 것에 대해 그다지 절망하거나 우울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의 앞자리가 4로 바뀌는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우울증과 몸 여기저기 질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상미 심리상담가의 말처럼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건, 익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바로 나와같은 이들에게 의미, 내가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의외로 중년의 사랑에 대해서도 흥미위주가 아닌 진지하고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이야기한다. 이시형 박사는 설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성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과 주의사항을 말하는데 흔히 여행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사람들은 아마도 설렘을 이성이나 관계에서 찾는 것이 아닌 여행에서 얻었기 때문인것 같다. 이처럼 사람마다 무엇에 의미를 두는지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인데 설렘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명상과 처럼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아예 몸과 마음의 군더더기를 내려놓고 비우는 방법도 좋은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박상미 심리상담가가 권해주는 명상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신체부위에서 느껴지는 감각, 오로지 내 몸 구석구석에 호기심을 갖고 느끼고 관찰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중략

내 몸도 참 고생했구나.....오늘까지 잘 살아 왔구나..... 내 몸에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나를 더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정한 행복에 대해 의미를 찾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두 저자의 인터뷰 방식으로 책이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내가 하고 싶었고 듣고싶은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울증, 명상 그리고 노화 등 현재 내가 두려워하거나 침착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특히 부록처럼 중간에 담겨져 있는 자신을 초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태석 신부님, 청년 전태일, 섀넌 두나 하이트 등)의 이야기를 아마 다른 책에서 바로 읽었다면 그저 나와 다른 사람들일 뿐이라며 오히려 반감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 삶의 우울과 치료에 대해 마음이 어느정도 말랑해진 상태에서 읽으니 용기가 되고 힘이 되었다. 바로 이렇게 된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박상미 심리상담가의 의미치료 방법에 대해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책에 직접 칸을 채워보는 것도 좋지만 별도의 노트에 맘껏 적어보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권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창조가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가지는 체험가치 마지막으로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얻는 태도가치다. 이렇게 세 가치에 대해 적는 것으로도 나자신을 위해 그리고 이웃을 위해 무엇보다 우리가 살면서 맞이하는 다양한 고통과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를 적어보면서 내가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게 된다. 박상미 심리상담사의 의미치료 이후로 이시형 박사의 의미치료 이야기가 이어진다. 의미치료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로 국내 관련 저서를 처음 번역했던 만큼 프랭클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잘 들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느 때건 인생엔 의미가 있다. 어떤 사람, 어떤 인생에도 이 세상에 생명이 있는 한 충족시켜야 할 의미, 실현해야 할 사명이 반드시 주어져 있다. 네가 모르고 있을 뿐, 네 발밑에 이미 있다. 237쪽


무언가를 열심히 해도 마음속에 불어드는 바람, 공허함은 우리를 종종 나락으로 이끈다. 유명연예인은 물론 엄청나게 부유한 사람들도 마음속에 찾아온 공허함을 메우기란 쉽지 않다. 이시형박사는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서는 실존적 공허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존적 공허를 분석하는 것인데 졸업 전에 들었던 교육공학 수업 때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프랭클이 말하는 자기 실현의 욕구와 자기 초월의 욕구를 더한 것으로 우리가 흔히 바꾸기 어렵다거나 바꿀 수 없다고 자조하듯 말하는 '운명'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확인이 끝나면 더이상 바꿀 수 없으니 그냥 받아들여야하는 것이 그런 과정속에도 분명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의미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과정을 더 자세하게 그리고 함께하며 의미를 찾고 싶다면 책<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정독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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