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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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글 사진.


 




사실 우리 땅 어디를 가든 절이 없는 곳이 없다. 우리 땅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한민족의 삶을 함께해온 절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어느새 그 곳에 '나'의 삶이 녹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오죽하면 '절로 절을 찾게 된다'는 말이 있으랴. 쉼표처럼 절을 느끼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공간을 찾아가는 여행. 그것이 곧 절을 찾는 의미일 것이다. 4~5쪽



삶이 고단하거나 더이상 숨조차 편히 쉴 수 없을 때 '절'을 떠올린다는 저자의 말에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종교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절을 찾아가는 길과 절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안함 때문일 것이다. 유철상님의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사찰에 관한 많은 것들이 담겨져있다. 그곳에 이르는 방법,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된 사찰의 배경들이다. 한국의 3대 사찰이라 할 수 있는 통도사, 송광사 그리고 해인사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해인사의 이름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었다. '해인삼매'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는 우리에게는 <화엄경>이라 잘 알려진 '대방광불화엄경'에 실려있는 구절이다.  몇년 전 DDP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미술강좌 중 불교미술과 작품에 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도 해인사 대웅전의 탱화가 소개되었었는데 책에서도 사진과 함께 해인사 곳곳의 양식들이 실려있었다. 해인사 뿐 아니라 수덕사 대웅전의 그 발그레함도 기억에 남는다. 해인사하면 빠질 수 없는 팔만대장경에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공양하는 방법은 물론 절 앞에 있는 산채식당에 관한 정보도 있어 사정이 있어 발우공양 체험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최근 사찰요리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맛은 물론 요리법까지 이전에 알고 있던 심심함과 심플함이 아닌 다양함에 놀란 적이 있었다. 음식 못지 않게 사찰하면 '차'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쌍계사의 야생차밭과 그 깊은 맛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화개 야생차의 맛이 좋은 이유를 다음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일교차가 큰 한랭 산간지에서 천천히 성장해야 효능 높은 성분이 축적됩니다. 이곳에서 향이 좋은 양질의 차가 생산되는 것은 지리산 때문입니다. 섬진강을 끼고 있어 안개가 자주 끼는데, 이것이 일조량을 조절해 차맛을 높입니다. 지리산 계곡의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 산소를 많이 함유한 다공성 토질도 차나무의 성장을 돕지요. 171쪽


 




책을 읽다보면 스님들이 직접 절에 관해 설명해주는 사찰도 있었고, 그림처럼 아담하고 소박함이 매력인 사찰이 있는가 하면 운문사처럼 사찰에서 울려퍼지는 합송과 독송이 주는 청아함이 매력인 곳도 있었다. 특히 운문사의 경우 사찰은 물론 사찰을 둘러싼 경관이 유명한데 4개의 산이 둘레를 쳐 마치 연꽃의 모습과 같다고도 한다. 홀로 무작정 떠나보는 사찰여행도 좋지만 미리 계획하고 가보는 템플스테이에 관련된 내용도 체험기와 함께 잘 담겨져 있다. 보성 대원사의 경우 평소에는 무심케되는 '죽음'에 관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죽음을 체험해보고 마지막에 유언장까지 써보는 것이다. 




주지스님은 "올바른 웰빙을 위해서는 오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습관을 고치고 임종의 순간,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며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14쪽

 




최근 출간되는 책들중에서도 죽음에 무관심해서는 안되며 좀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내용들이 많기에 기회가 된다면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사찰은 유홍준 교수도 손꼽았다는 내소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불교미술도 화려함과 숭고함에 빠져들게 되는데 절은 절을 둘러싼 주변경관, 진입로 그리고 절집에 이르기까지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소사의 벚꽃, 당나무보다 동백꽃이 숲을 이루는 미황사에 더 눈이 갔다. 사찰의 입구부터 시작되는 동백숲이라니 꼭 한 번 그 길을 저자의 말처럼 소중한 '인연'과 함께 걸어보고 싶었다.


삶과 죽음은 물론 비움과 동시에 간절한 염원 충족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단순히 '없음' 혹은 '비움'이라고만 생각했던 절이었는데 책을 읽는동안 눈도 마음도 참 풍성해지는 기분이었다. 어쩔 수 없이 국내 여행만이 그나마 가능한 요즘, 묶여있는 것이 우리의 발인지 아니면 우리의 사고와 마음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사찰여행을 떠나고 싶게하는 <아름다운 사찰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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