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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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에서 정리한 47가지의 규칙 중 많은 부분에 공감하는 것은 물론 책의 저자처럼 그 규칙을 쫓아 글을 써보거나 작품 속 누군가가 되어 흉내내듯 하루를 보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릴 때는 유명한 명반과 색을 활용하는 방법은 물론 쉽게 접할 수 없지만 그런이유로 더 끌리게 되는 다양한 주류가 멋있게 느껴져 좋아했다면 나이가 든 이후에는 ‘현재의 나’란 인물이 과거 혹은 다른 차원의 ‘내가 모르는 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들이 마음을 붙잡았다. 상실과 고독은 하루키의 장편소설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우물이나 동굴들로 표현되는 철저하게 혼자인 장소에서 자신을 이겨내야만 다시금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들이 비현실적이면서도 큰 위로가 된다. 하루키 작가 스스로 리츄얼한 삶을 살아가듯 작품 속 인물들도 사소해 보이긴 해도 반복하는 습관들이 있다. 달리기를 포함한 운동이나 취미활동의 마무리는 맥주나 차와 같은 음료가 주는 청량감이다. 앞서 살짝 언급한 음반 혹은 연주에 있어서도 클래식은 물론 재즈에 이르기까지 관련 책이 이미 출간되어 있을만큼 하루키에게 음악은 소품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가하면 비단 하루키의 소설 뿐 아니라 각종 보고서에서도 환영받는 구체적인 숫자의 제시등도 하루키 소설의 규칙들 중 하나다.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작품을 읽고 있지만 어쩌면 하루키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할 수 있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지금에서야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상기하며 읽다보니 훨씬 더 작품의 맛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음식마저도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하루키의 매력을 알아도 몰라도 이 책은 습작을 위한 독서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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