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 - 관계가 버거운 이들을 위한 고요한 밤의 대화
윤채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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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 윤채은 지음

오롯이 날 위해 울어주기.
이 책을 읽고 났을 때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건 ‘날 위해 울어주는 것’이었다. 저자말처럼 늘 남을 위해 혹은 남에 의해서만 울었던 내가 <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을 읽으면서 ‘날 위해서 울어야지’했던 맘과 함께 과하게 남에 의해 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거의 만났던 사람들이 간혹 꿈에 다녀갈 때가 있다. 어떤 관계를 떠나 현재 만나지 않거나 혹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일 경우 하루종일 때로는 그보다 더 오래 마음이 스산했다. 책제목처럼 ‘마음 둘 곳 없는’날들이었다. 관계를 종용하려할 때 성급했던 것은 아니지만 단 번에 끝내려고 했던 적이 많았다. 너무 성급하게 이별을 고해서도 안되지만 막다른 길까지 끌고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님을 저자는 말해준다. 헤어질 때 덤덤해질 수 있는 여유를 나는 물론 상대방에게도 줘야한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아픈 건 아픈 것일 뿐 나쁜 것은 아니란 말도 크게 위로가 되었다. 아픔은 나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가 책속에서 거듭 말해주는 내용 중 하나가 그때의 상처, 과거의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더는 상처가 아픔이 아닌 나를 더 강하게, 혹은 상대를 강하게 키울 뿐 아니라 헤어졌더라도 후에 떠올렸으니 고맙고 기쁜 추억이 된다는 것이었다.


양보와 타협의 과정에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내려놓으세요. 기분 좋게,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는 정도로요. 배려와 이해도 스스로에게 고통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루어져야 해요. 그걸 못 해낸다고 내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에요. 120쪽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타인의 잘못이나 나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에 맞서지 않고 받아들이고 심지어 용서까지 하라는 말들에 내 자신을 더 괴롭힐 때가 많았다. 물론 제대로 밝혀두자면 무조건적인 용서라는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너그럽지도 관대하지도 못한 스스로가 혹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이중으로 괴로워지는 것이다. 나와 같은 신앙인들에게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위와같은 저자의 말들이 스스로낸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다독여지고 아물게 된 이야기들은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누군가 같은 상황에 빠져 힘겨워 할 때 위로가 되어줄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내 마음을 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거나 서점에서 집어들었을 사람들 모두 이럴 때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놓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주길, 문장 하나하나가 다 위로받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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