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었다는 너에게 - 나는 돌아보는 태도의 힘을 믿는다
신소영 지음, 봉지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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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고 느리고 실수해도 뭐 그다지 큰일이 일어나진 않더라고요. 그러니 나는 어때야 한다, 내 삶은 어떠해야만 한다는 '머스트 해브 리스트'를 줄이면 자기 인생에 훨씬 관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30대에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96쪽


책, 영화 혹은 잡지나 음악을 어린시절부터 열심히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누군가의 삶을 그대로 쫓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런 열정은 재능으로 이어지거나 이른 시기에 진로가 정해지는 이점도 있지만 엄친아보다 더 비현실적인 까닭에 불혹이 가까워져도 여전히 꿈만 꾸는 안타까운 삶을 낳기도 한다. <내가 힘들었다는 너에게>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이유로 서른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 앞으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번갈아가며 나를 흔들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책을 쓴 저자가 나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청춘을 지나왔다는 사실이었다. 뒤돌아보니 질투였고 깨닫고보니 이미 내 손을 떠났다는 경험들 사이사이로 나의 과거가 함께 떠올랐다 사라졌다. 화를 내는 대신 침묵으로 일관했던 과거의 나는 저자 덕분에 오히려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었음을 깨닫게했고 마흔즈음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방황하던 나를 지금이라도 토닥여줄 수 있었다. 너무 어렸고 몰랐던게 많았다고 변명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부러 상대를 상처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음에 다행이었다. 저자는 지난 날의 글쓰는 이의 삶이 녹록치 않았다고 했지만 내게는 그저 부럽기만 한 이력이기도 했다. 하물며 그런 저자도 글쓰기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글쓰기를 배우러 다녔다는 말에는 '너무 늦은 거 아닐까, 괜히 수업시간에 망신만 당하지 않을까' 겁을 먹었던 내게 용기를 주었다. 저자 뿐 아니라 그녀의 후배 혹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이야기 또한 위로와 힘을 주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마흔 넘어 바리스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후배이야기였다. 마찬가지로 그 후배역시 편집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는 용기, 주변의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멋있어 보였다. 사업을 실패했어도 과거의 영광을 그리며 후회하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조율하는 모습까지, 유튜버로서의 도약을 위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했는데는 저자와 참 닮아 보였다. 한쪽만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도 혹은 받는 관계는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위의 후배와 저자가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를 마음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태도다. 아니, 태도도 실력이다. 태도는 정말 많은 말을 한다. 그 사람의 글보다, 말보다 훨씬 더 맣은 메시지를 전하고 그에 대한 인상을 말한다. 213쪽


언젠가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전에는 태도라는 것이 외형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처럼 축소되었다면 지금은 태도가 가진 진정한 의미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태도를 원하는 대로 만들거나 수정할 순 없겠지만 누군가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또 그렇게 공감하다보면 조금씩 완성되어가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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