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재생 이야기
김정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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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런던에서만난도시의미래



런던이 지루하면 삶이 지루한 것이다  

-새뮤얼 존슨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는 다양한 이유로 낙후되거나 버려진 도시를 재생시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실린 사례는 10가지로 초기에 언급된 사례는 이보다 더 많았고 성공사례가 아니라 참고할 만한 사례임을 강조한다. 성공사례라고하면 그대로 쫓기 바쁘겠지만 런던이 시행착오를 거친 과정을 보여주기에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공부하기에는 오히려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테이트모던은 런던은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오래전이기 해도 직접 보았고 조금은 놀랐던 장소라 그런지 다른 내용보다 몰입되었다. 테이트모던은의 경우 발전소를 리뉴얼했다는 점에서 보자면 일본의 버려진 섬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시킨 사례와 유사해보이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전의 모습을 가급적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리뉴얼 당시 설계에 공모했던 사람들은 건축에 대해 조금의 관심만 있어도 들어봄직한 유명한 건축가들이었지만 미술관측에서 손을 내민 건축가는 그 당시 제대로 완성된 건축물이 없었던 신인이자 젊은 설계사들이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간직하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테이트모던이 기존의 발전소의 모습이 도시의 번영과 쇠퇴 그리고 재생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자 했던 의도를 살렸다면 런던시청은 이미 발전된 도시가 아니라 발전해야 할 요소가 많은 지역을 선정하여 누가봐도 시청의 모습을 담은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주변 건물은 물론 영국을 대표하는 템스 강과 어울려 자연스러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외관을 두고 다양한 별명을 가진 런던시청이 가진 장점은 따로 있다. 자연환기가 가능한 건물로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 대신 창문을 열고 닫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 능력을 입증했다.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마치 산책로를 거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내부공간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건물자체가 앞과뒤가 불문명해 마치 런던시민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듯한 시청의 역할이 잘 드러나있다. 공공기관에 엄청난 자본을 들여 화려하게만 지으려는 과거의 몇몇 사례들을 떠올리자니 저자가 런던을 두고 '진화하는 도시'라고 표현한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를 거닐다 무작정 내린비에 정신없이 다리를 건너 남쪽에 있는 테이트모던의 터번홀로 들어섰을때 무한의 평온과 부러움이 느껴졌던 기억을 책을 읽는 내내 되살아났다. 역할이 달라지고 사람들이 거는 기대는 달라졌지만 도시는 결국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상생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도 런던 못지 않게 지루할 수 없는 도시지만 저자의 말처럼 분명 참고해야 할 부분이 존재하며 그것은 기관이나 권력을 넘어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몫도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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