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내일 - 기후변화의 흔적을 따라간 한 가족의 이야기
야나 슈타인게써.옌스 슈타인게써 지음, 김희상 옮김 / 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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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 옌스 슈타인게써 부부가 쓴 <세계의 내일>은 아이4명과 함께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남아프리카, 호주 그리고 가족이 사는 독일 오덴벨트까지 지역에 사는 이들에게 직접 듣고 경험한 기후변화에 대한 여정을 담은 책이다. 기후변화라는 단어만 보고 쓰레기로 가득찬 해안이나 먹을 것이 없어 야위어가는 동물들, 건조한 사막 한가운데에 시든 꽃들의 장면을 마주할 것이 부담스럽거나 ‘뻔하다‘란 느낌으로 책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진짜 후회했을 것 같다. 책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 주민들의 생활 면면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을 미래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이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 이상의 어떤 위험이 초래되는지 자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개 썰매를 타고 나가 물개를 잡는 사냥꾼도 아니고 몇 만마리의 순록을 이끌어 가는 원주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하가 녹아 바다로 스며들면 염도가 낮아지고 그로인해 대기가 지나치게 따뜻해질 경우 생태계에는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씨를 내리고 소멸한 식물이 봄이되어 다시 피어나야 하는데 때도 아니게 따뜻해지면 미처 피어나지 못한 식물은 그대로 사멸한다. 일부 식물이 사멸하면 그 식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이동을 해야하는데 앞서 언급한 순록의 경우 얼음이 굳게 얼어붙어야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다. 이때 기온이 따뜻해져 얼음이 얕게 얼거나 너무 빨리 녹아버리면 얼음인 줄 알고 건너던 순록들은 사고를 당할 수 밖에 없고 2009년에 이런 사고가 실제 발생해 300마리의 순록이 물에 빠져 죽었다. 슈타인게써 부부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만 들은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정치인들도 만나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원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심지어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지역에 원주민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책에는 물개를 사냥하고 북극곰을 사냥 해 그 가죽을 벗겨낸 사진도 실려있는데 이를 두고 불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계를 위해 사냥을 하는 이들은 무분별하거나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사냥할 수 있는 종이나 수를 제한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석탄, 가스, 석유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기후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그들이 사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보트나 차량이 아닌 개 썰매로 사냥한 고기를 함께 나누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 아이들과 함께 험난한 지역을 떠나는 것 또한 부모로서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저렇게 아이들과 여러 곳을 다니며 진짜 자연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슈타인게써 부부가 마냥 부러울 수도 있다. 부모된 입장에서는 내 아이에게 이들 부부처럼 생물의다양성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해졌다. 텀블러를 사용하고 에코백을 사용하는 수준으로는 희망적인 ‘세계의 내일‘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없다. 소비활동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 타인에게 보여주기 식 소비에서 벗어나 환경과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위한 수정이 요구된다. 덜 버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덜 구매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하고 기름을 넣는 차가 아니라 전기로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의 내일>속에는 환경, 문화, 교육, 생태를 위해 ‘오늘‘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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