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 - 인생의 변곡점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은 사람들
김준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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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면 공자님 말씀이 떠오른다. 책<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에도 공자와 제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자의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해줄 뿐 아니라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된 스승이라고 하는데 마흔이란 나이가 되다보니 내가 제자였을 때 그런 스승을 만났느냐를 떠올리기 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잠시였지만 '가르치는 입장'이었을 때 과연 그렇게 좋은 모습이었나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도 말한 것처럼 스승과 제자사일 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배우자 및 친구 그리고 직장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도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책에서는 특히 직장에서의 처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아무래도 마흔이다보니 사회생활을 한참 할 시기로 후한 광무제 때의 명장 마원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마흔이 되었다고 누구나 어느 정도위 위치에 자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정상에 오른 것 같아도 아직 올라야 할 길이 남거나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자신의 재량을 자랑하던 마원에게 그의 형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뛰어난 장인은 작품이 완성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너는 큰 재목이니 늦게 완성될 것이다. 지금은 부디 자중하라"며 야단쳤다. 131쪽


앞서 공자의 이야기에서 나왔지만 나의 잘못이나 실수, 혹은 가벼운 처사에 진정으로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음을 감사해야한다. 하지만 나이가 마흔이되면 누군가의 조언도 모두 잔소리처럼 들리거나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으로 건넨 말들이 잔소리로 남기도 한다. 마원의 이야기에 덧붙여진 것이 매순간을 마치 전성기가 찾아온 것처럼 노력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며칠 전에 서평을 적었던 <늦깍이 천재들의 비밀>에서도 핵심 내용이 바로 이거였다. 좀 늦더라도 혹은 타인과 비교했을 때 우울해지더라도 어제의 자신을 기준으로 삼아 정진해야 한다고 말이다. <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이란 제목만 보고 아직 마흔이 안되었으니까, 혹은 이미 마흔은 오래전에 지났다고 무심히 지나치진 않았으면 좋겠다. 마원처럼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동시에 나이들수록 관계라는 것이 힘겹게 느껴질 때 공자와 제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는 지나버린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일들을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는 좋은 지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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