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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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남의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와 다른 미니멀리스트의 책을 비교하자면 진짜 내맘과 내상황과 유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는거다. 사실 미니멀리즘을 시도해보고는 싶지만 지나치게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많아 부러울 뿐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에린남의 미니멀리스트는 시작부터가 웃음이 나지만 진짜 현실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남편과 오붓하게 식사를 마치고 해준다는 설거지를 거절한 것도 나인데 설거지를 하면 할 수록 무언가 억울하고 분노에 휩싸이는 경험이 나도 있었다. 그나마도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설거지도 별로 안하면서도 낮동안 혼자 구석구석 청소라도 한 날이면 마지막까지 다해보겠다는 나의 어리석은 다짐이 어찌도 원망스럽던지. 문제가 발생했으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현명하다. 벌레가 생기면 음식물을 늘어놓지 않는 것처럼 아예 물건을 줄이면 그야말로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막상 버리자니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다.







저자의 경우 남편이 알고보니 미니멀리스트였긴 하지만 내 남편은 쿨하게 버리고 버린만큼 또 쿨하게 장만하는 편이라 사실 실천에 옮긴다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이 또 뭐냐면 불필요한 일에 감정소비를 하지 않는 감정적 미니멀리즘까지 자연스레 이어간다는 데 있다. 남편이나 가족 중 누군가 나의 물건을 계속해서 소장하길 원한다면 존중해야한다. 내 맘편하자고 무조건적으로 버린다거나 상의 없이 버리는 것은 미니멀리스트라기 보다는 그저 이기적인 사람이 될 뿐 이다. 기념일에 입었던 드레스나 선물로 받은 구두 역시 저자의 경우 선물해준 상대방에게 먼저 버려도 되는지를 묻는 과정을 결코 생략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가구나 가전의 경우가 당장 정리하고 싶은 1순위겠지만 적어도 며칠 정도는 해당 가구와 가전을 통해 얻는 편의를 지켜봐야 한다. 잠시라도 소파에서 여유롭게 몸을 기대는 순간이 그날 피로를 푸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느낀다면 버리고나서 후회하기 보다는 소장하고 있는 가구의 활용도를 충분하게 누리는 것이 좋다.








최근 환경을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검색하고 정리하여 글로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찾아봤던 내용들을 저자는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미니멀니스트의 시작은 물건을 안사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준비하고 가급적 일회용을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은 물론 정기적으로 교체해야하는 칫솔은 대나무나 친환경소재로 바꾸면 내 몸도 지구도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이부분은 나도 실천하고 있는 부분인데 과거에 비해 오픈마켓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물건을 비우면서 나에게 꼭 필요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을 알게 된 것처럼, 삶의 많은 것을 비우다 보니 내게 남겨진 것들을 소중히 대할 수 있게 됐다.124쪽



 

미니멀니스트가 되기로 했다고 해서, 물건을 많이 비운다고 해서 바로 미니멀니즘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 역시 신중하게 고민 후 구매했던 시계가 너무 작아 예상했던 활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캐릭터에 대한 갈망으로 충동구매를 했음을 고백한다. 저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하나 혹은 둘 이상 있을 것이다. 내겐 스누피와 도라에몽, 다양한 곰인형과 사자인형이 그 대상인데 아이를 낳은 후에는 아이에게 줄거라는 핑계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뜨끔했다. 비단 캐릭터 뿐 아니라 특정브랜드커피, 인플루언서가 자주 언급하는 소품들을 모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극복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우선 물건을 들이기 전, 생각해보자. 내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서 사는 것인지, 사진 한 번찍어서 SNS 업로드용으로 구매하려는 것인지, 나도 이런 물건즘은 가질 수 있다고 불특정 다수에게 자랑하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요약하면 나를 위한 물건인가, 아니면 남을 위한 물건인가 판단해보라는 의미였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소비패턴은 물론 삶의 가치관까지 건드려주는 문장들이 있었다. 나를 위한 소비가 아닌 분풀이식 소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고 특히 내게 있기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까운 물건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곁에 있으면서 잘해줘야 하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물건도 마찬가지다. 구매할 때면 반짝였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택배상자를 열고 확인 한 후 더이상 펼쳐지지 않았던 책이며 화장품까지 이 책을 읽는 6월 내내 정말 많은 것들과 이별했다. 이별 후 아쉬운 적이 없었다는 저자의 말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 사실이었다. 예전같으면 새로운 물건을 들이기 위한 비움이었지만 저자 덕분에 이번에는 달랐다. 물건과 함께 못난 내 미련도 잘 정리했기 때문에 물건을 비운 자리가 어색하거나 아쉽지 않았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비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마음부터 준비해보자. 미니멀리스트로 가는 길에 이 책은 분명 든든한 지원군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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