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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스물두 살 때에야 정식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404쪽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인문 책, <늦깍이 천재들의 비밀>은 위의 발췌문을 보면 알겠지만 타인과 비교하면서 늦었다거나 이미 틀렸다는 생각을 하지말고 무수한 실험과 결과에 따른 수정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가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시작은 이런 취지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 타이거 우즈가 아기였을 때 부터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는 일화라 살짝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운동선수 못지 않게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하는 음악분야와 관련된 일화도 들려준다. 이 책은 진짜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20대의 청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의 경우 20대 시절에 오히려 지금보다 너무 늦은 것이 아니가 하는 조바심이 자주 들어 불안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30대 중반이 되고보니 해도 마흔, 안해도 마흔이란 생각에 여유가 생기고 저자의 말처럼 실험해본 결과 나와 맞지 않구나를 깨달으며 과감하게 그 나이에도 여러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다. 실험정신과 함께 필요한 것은 수정할 줄 아는 지혜인데 흔히 한 우물을 파라, 노력해서 안되는 건 없다, 끝까지 하기만 하면 뭐든 될 거라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딘은 인간이 <매물 비용 오류>에 빠지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무언가에 시간이나 돈을 투자하면, 우리는 거기에서 손을 떼기를 무척 꺼려 한다. 그러면 자신이 시간이나 돈을 낭비했다는 의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6쪽
그릿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친 그릿은 오히려 실패를 무한반복할 수 있는 안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처럼 그릿이 많아도 문제이지만 11장에서 이야기하는 ‘친숙한 도구’를 버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장비를 버리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장비를 버리지 못했던 공수 소방대원의 일화는 귀한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던 부분이라 안타까웠다. 이런 사건은 무려 1900년대에 4건의 화제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영화속에서는 멋있게 보여졌을지 몰라도 현실로 치자면 생각조차 끔찍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이야기도 해당된다. 이 책의 저자 뿐 아니라 대개의 자기계발서나 종교 그리고 심리서에서도 늘 하는 말, 비교의 대상을 타인으로 삼지 말고 어제의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말 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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