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 - 이시형 박사가 권하는 자연명상
이시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평점 :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
지난 4월, 몸이 좋지 않아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 댁에 아이와 함께 짐을 꾸려 내려갔다. 짐이라고 해봤자 누워서 읽을 책 몇권과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꾸러미 정도일 뿐 큼직한 것들 모두 아이의 짐이었다. 아직 어린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해 내려간 것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만큼이나 내게도 자연이 주는 혜택이 부모님의 사랑만큼이나 크게 다가왔다. 거주하던 아파트도 입지가 좋아 아침이면 새소리가 잦게 들리고 베란다에 서면 커다란 나무 숲이 바로 보였지만 흙길이 바로 문밖에 있는 시골집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몸 속 염증은 어떨지 몰라도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던 우울과 상처가 나아지고 있음은 분명했다. 이시형박사의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의 내용들이 그래서인지 마치 내 이야기같고 나중에 완쾌하거나 박사님처럼 유명해지면 거의 비슷한 내용의 책을 쓸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공감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픈 내용이 많았다. 저자는 인생 뿐 아니라 삶의 이치가 마치 등산과 같아 오를 때가 있으면 하산 할 때도 있고 세계의 대부분의 문명이 바로 우아하게 하산 할 수 있을 때 꽃피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운영하는 숲속마을은 인터넷도 안되는 진짜 시골인데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은 개통은 되었으나 동시에 두 사람 이상이 통화하거나 인터넷을 연결하며 끊기는 등 처지가 비슷해 웃음이 나기도 했다. 저자가 작가로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디스크로 고생하면서 당시에 하던 일을 중단하고 자연으로 들어가 무료한 일상을 달래고자 집필했던 책이 인기를 얻으면서 부터라고 했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을 복용하는데 그보다는 급하게 움직이던 몸과 마음에 충분한 휴식을 주고 무엇보다 자연만큼 큰 스승과 의사가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인디언들에게서 얻은 교훈들도 많았는데 함께 가져간 책 중에 관련서적이 있어 번갈아가며 읽는 재미도 누릴 수 있었다. 자연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이고 동시에 현재에 만족할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시골에 머무는 나의 마음속 작은 불편들을 하나하나 다 내려놓게 해주었다. 나처럼 시골에서 이책을 읽어도 좋지만 도심에서 이 책을 읽고 자연이 그리워 찾아 나서도 좋을 것 같다. 하긴, 굳이 이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조금만 읽게 되어도 당장 숲으로 떠나고 싶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