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우는 엄마, 출산했던 그날 밤, 밑바닥까지 내보인 부부 싸움 같은 것들. 결혼은 정말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삶의 거대한 변화였고, 아주 많이 나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88쪽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요즘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도 자란다고 느낄 때가 많다. 남편 역시 내게 좋은 부모까지는 어렵더라도 아이가 성장하는만큼 함께 성장하는 부부가 되자고 했을 정도다. 아이가 없는 결혼생활은 어떨지 몰라도 아이가 있는 결혼생활은 그보다 더 많은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공감이라는 영역이 훨씬 많아졌다. 심하게 다투고 난 후에도 아이 얼굴을 바라보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한 기쁨과 감사를 느끼면서도 ‘나의 삶’이 분실된 듯한 기분은 어쩔도리가 없다. 저자의 말처럼 독서가 약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 어떻게해야 할까. 저자가 읽었던 책 중 <예술하는 습관>은 나역시여러 부분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는 기분을 들게 했다. 육아와 예술활동을 병행하는 수많은 그녀들의 삶은 저자에게도 그리고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이 책외에도 저자가 소개해준 영화와 책들 중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들은 별도로 메모해두었다. 이미 대략의 내용을 알게되었지만 대수롭지 않다. 결말이 중요한 반전 영화를 보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유난히 같은 책을 여러 번 사는 나(최대 3권까지도 사보았다. 요즘은 종이책으로 갖고있는데 자꾸 전자책으로 다시 산다.)수첩의 반을 채우고도 남을 유별난 ‘나’가 있다. 쓸 이야기가 없어서, 무엇을 써야 할지 감이 안 와서 방황하고 있다면 수많은 ‘나’를 기록해보자. 135쪽작가의 전작을 읽으면서 쓰지 않는 나와 쓰는 저자의 차이점이 바로 여전히 독자인 나와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저자라는 결과라고 서평을 썼었다. 다시금 핑계댈 수 없게 아예 쓸 소재를 말해주니 고맙기도 하고 덕분에 내게 유별난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잠시나마 즐겁기도 했다. 작가 조안나. 아이가 성장할 수록 그리고 잃어버린 ‘나의 시간’을 조금씩 찾아갈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다시금 작가의 신간이 나올 때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