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의 세 영웅
올리버 쉐르츠 지음, 다니엘 납 그림, 홍미경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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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가야할 나이가 되었을 때 만약 등교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등교를 거부하는 이유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전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녔다면 적응하기가 수월할테지만 가족을 떠나 처음으로 홀로 모르는 사람들과 일정시간을 보내야한다는 두려움, 정해진 시간에 매일 가야한다는 답답함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으로 좁힐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마틸다의 세 영웅>은 학교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오해를 재미난 이야기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준다. 마틸다가 등교한 첫 날, 이 사실을 모르는 세 친구 피체, 뷤 그리고 봄은 마틸다가 유괴을 당했다고 확신한다. 헝겊인형들이지만 피체는 세 인형 중 리더이자 두뇌를 맡고 있고 먹을 것을 밝히는 곰 봄은 행동대장이며 겁이 많은 뷤은 사자인형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잘 살아있어 어른이 읽어도 세 영웅의 모험이 재미있다.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그들의 의인화된 모습은 물론 환경과 도심의 차가움을 적절하게 녹여내는 등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성장통의 이유들이 등장 해 등교거부 외에도 다양한 불만들의 원인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우여곡절끝에 학교 교실에 앉아있는 마틸다를 찾아낸 세 영웅. 마틸다는 정말 담임 선생님께 납치되듯 교실에 앉아있었던걸까? 아니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정답은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으니 미뤄두고 이 책이 그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느낀 부분을 이야기 하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우리는 자발(?)적으로 회사에 취업 해 출근을 한다. 그곳이 무덤이나 지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저마다의 능력을 키우며 동료애까지 덤으로 쌓는 귀한 장소가 될 때도 있다. 서두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은 근본적인 이유가 ‘자유롭지 못한 환경’때문이라고 밝혔듯 회사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점심시간조차 상사에게 끌려가거나 동료들의 뒷담화가 두려워 쫓아다닌다면 하루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그곳은 그야말로 감옥이 될 수 밖에 없다. 마틸다에겐 세 영웅이 친구와 위로가 되어주듯 어른들에게도 때로는 피체처럼, 뷤처럼 그리고 봄처럼 자신을 구해 줄 영웅들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학교에 대한 오해를 해결 해 줄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자신에게 필요한 영웅들이 누구 혹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유익한 독서를 제공하는 그림책이다. 귀여운 그림 스타일도 이 책을 빛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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