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색다른 42일간의 미국 횡단기 - 아메리칸인디언을 찾아서
이재호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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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인디언을 찾아서’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책<조금 색다른 42일간의 미국 횡단기>는 근래 유행하는 살아보기식 여행자들의 여행기라고 오해받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오해없이 일부러 이 책을 펼친다면 아마도 나처럼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밤을 새어가며 단숨에 읽었을거라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저자 스스로 호기심이 적지 않아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는데 그런 성격덕분인지 읽는 내내 결코 만만치 않을 저자의 횡단일정을 그대로 쫓아 실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피닉스에서 시애틀까지 가급적 인디언들의 이동을 역사순으로 따라가보고 싶었다는 취지는 단순하게 아메리카 대륙에서 소외당하고 외면받은 인디언부족들의 삶을 이전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배려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일어난 땅의 지진으로 인류가 탄생되어졌다는 신화를 가진 부족부터 그 기원이 실제 고고학자들의 연구와 일치하는 부족까지 책을 통해 만난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그리스나 북유럽신화를 읽는 것 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1500년대 스페인의 방문으로 인해 조금씩 때로는 엄청난 규모의 약탈과 학살이 자행된 일들은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전쟁과 일본의 만행등을 떠올리게 하는 가슴아픔도 있었다. 저자의 인디언을 쫓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낭만적이고 편안한 여행이 아닌 줄 알면서도 동행한 저자의 아내분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특히 보호구역내에는 외부인의 접근이 불허되는 출입제한구역이 많은데다 외지인이라는 것을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두렵다면서도 별다른 불평없이 남편과 함께 끝도 없이 펼쳐지는 황야를 함께 달려주는 모습때문이다. 각기 다른 부족들의 주거형태와 신체적인 차이점을 인지하며 무엇보다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불평등한 처지에 깊게 공감하는 모습은 그 어떤 전문가보다 더 적합한 동행이라고 생각했다. 인디언이란 말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여전히 콜럼버스를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개척자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인디언들의 수난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고고학적으로 그들의 터전이 현재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가벼우면서도 가급적 팩트에 입각해 전달해주었다는 점을 읽는 내내 칭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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