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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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는 김초혜작가가 손자 재면이에게 쓴 매일매일의 편지를 엮은 책으로 올 봄 개정판으로 재발간 되었다. 마침 몸이 좋지 않아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와있던 차라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우리 엄마가 나중에 내 아이에게 이런 편지를 써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 줄 알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오기 전에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내게도 새겨들으면 좋을 이야기가 많아 다이어리에 필사에 가까운 양을 적어가며 읽게 되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강조하며 반복해 전달하는 말은 '내 삶의 주인은 다름아닌 바로 나'였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귀한 존재도 내 자신이며 태어날 때 그리고 사는 동안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도 내 자신이라고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잘 다스려야 성공도 하고 나눌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도 말한다. 아이를 낳고 '좋은 엄마'가 되려는 마음과 어떻게 하더라도 늘 부족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고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기본적인 것 외에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아이 스스로가 밝은 의지를 내는 것이라는 깨달음 사이를 오가며 괴로워했다. 결국 이또한 또다른 의미의 욕심이며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마치 내 의지와 노력에 의한 결실이기를 바라는 탐욕으로 자라고 있음을 책을 읽으며 여러번 뉘우치게 되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가 아니라 인생선배가 인생후배에게 전해주는 조언인셈이었다.
 

2월 8일 쉽고도 어려운 길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길이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인생의 성공을 이미 절반은 이룬 사람이다. 47쪽

4월 17일 책은 마음의 제물
할머니는 재면이 서재에 날마다 거듭 읽어야 하는 책이 세월따라 계속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아무리 바쁘다 해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기를 소망한다. 125쪽

7월 31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책을 읽는 것도, 타인과의 교우관계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나와의 대화'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라. 239쪽
 

 위에 발췌한 내용외에도 나 자신 뿐 아니라 내 아이가 새겨들었으면 좋겠던 내용은 이웃에게 베풀줄 알아야 함과 동시에 나를 이해해달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줘야 내용들이었다. 나를 바꾸려하지 않고 자꾸 남을 바꾸려하면 그것이 연인, 친구, 상사 그리고 가족마저도 불화로 이어진다. 이런 좋은 말들을 참 친근하면서도 다정한 말투도 전해주니 읽으면서 미소짓는 할머니의 모습, 손자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귀여운 할머니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신이라면서도 작가는 손자가 가장 귀하다고 말해주고 편지를 쓰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며 엄한 말 뒤에 따라오는 애정표현들이 그 어떤 말보다 손자 스스로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매 순간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선물이자 유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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