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에 걸린 마음 -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에드워드 불모어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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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살이 찌면 우울증에 걸리는 걸까? 우울증에 걸려서 살이 찌는 걸까? 한동안 대중을 떠난 연예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우울증등 정신과적인 질병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느 누군가는 우울증 때문에 폭식과 같은 식이장애로 체중이 늘어났었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체중이 늘다보니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고도 말한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에드워드 불모어가 쓴 <염증에 걸린 마음>을 읽으면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다 맞다. 비만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울증인해 염증이 생겨 면역관련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우울증이 나이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나이들어 여기저기 아프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면역이 약해져 염증이 다양하게 발생하며 우리가 잘 아는 ‘스트레스’와도 관련있다는 것을 알기쉽게 그러면서도 관련 실험결과를 근거로 하여 이론적으로도 설명해준다. 저자서문을 읽으면 알 수 있는데 사실 의사나 관련학자들은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는 교양서보다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논문쓰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렇듯 쉽게 관련 내용을 집필하게 된 까닭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우을증과 염증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서두에 던진 질문은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의문인데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이전에 읽었던 어린시절이나 성장 후 사회적인 이유로 가지게 되는 트라우마 또한 우울증의 원인이 되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나온다.

아동학대같은 심한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몸은 이후 삶에서 경험하는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 더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킬 경향이 커질 수 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느라 증가한 염증은 뇌에도 더 큰 변화를 일으키고 그 결과 더 심한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223쪽

위의 내용을 읽으면서 엄청나게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가난도 결국 세속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유년시절 겪은 스트레스가 성인이되어서 우울증을 일으킨다고하니 이래저래 어린 시절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은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 경제적인 부분 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차별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지금까지 신체적 염증이 우울증과 같은 증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정작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별개로 연구되어 왔던 의학계에 대해 변화가 찾아오고 있고 또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제대로 진단받지 못했던 우울증 환자들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어 치료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울증이 마치 나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라는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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