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의 시선은 어른들이 가지지 못하는 아주작은 것부터 말하지 못하는 동물들에게까지 미치기 때문에 따스하고 정감이 간다. 하지만 어른들의 글은 성장하면서 경험으로만 얻어지는 많은 것들이 스며들어 있어 깊이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억지스레 아이처럼 바라보는 것이 낯간지럽고 반대로 어른인 척 하는 것이 꼴사나운 까닭이 이때문인데 작가 전이수는 아이의 천진한 시선과 어른의 깊이를 모두 가지고 있어 그야말로 ‘천재작가’라는 수식어외에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신간<소중한 사람에게>는 작가의 이런 매력이 듬뿍 담겨있어 글 한 편 한 편이 다 귀하고 애틋하며 동시에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마음근육을 키워야 할 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작품속으로 좀 더 들어가보면 고민이 많은 어른인 삼촌을 위로해주는 방법이 그저 곁에 앉아 어깨를 빌려줄 뿐 인데 그림에서도 그 위로의 너비가 느껴질 만큼 애틋하다. 그런가하면 아직도 지구 곳곳에 굶주린 아이들이 많음을 보며 그저 안타까운 것이 아닌 불평등의 문제임을 직시하고 있음에 움찔하게 된다. 거꾸로 옷을 입은 동생을 강제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 동생만의 스타일이며 방식이라는 것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형의 모습을 보며 타인의 시선만 의식하고 정작 내 가족의 상처와 의지는 가벼이 여기는 이들을 반성케한다.

우리는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를 보듬어 줘요.
어떨 땐 제가 조금 힘든 일을 한다 해도 저의 힘으로 이길 수 있게 기다려 주고, 어려움이 와도 제가 견뎌 낼 수 있게 응원해 줘요. - 엄마 편-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 우태의 눈물 편-

진정 큰 힘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강함에 있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바르게 쓰는 데 있는 것 같다. -강인함 편-


노키즈존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어른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때는 노키즈존을 적극 찬성했던 어른으로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카페에서 잘못된 육아방식으로 불편을 주는 엄마들보다 가치관자체가 잘못되어 민폐가 되는 어른들이 더 많은데 어째서 노키즈존이 당연한 운영방식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 그렇다고 무조건 앙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행태를 비난하고 불평만 하는 것이라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어른이라서 놓치는 부분을 들려줌과 동시에 아직 미성년이라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이를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과행동이 일치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기에 더더욱 저자의 글과 그림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무는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처럼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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