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강성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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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인재관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펙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채용 후에는 직원에 한해서만 전액 무료로 진행되는 대학을 개설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외부에서 중요한 인재를 스카웃해오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라는 <인사이드 아웃>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전의 인사관련 업무 혹은 시스템과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저자가 말하는 인사이드 아웃의 핵심 관점은 다음과 같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의 핵심은 "기업은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내제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사람에 내제된 핵심 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12쪽


회사에 필요한 인재상을 발굴 및 개발할 때 그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흔히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사내에 알려져 있는 내용은 다소 두리뭉실한 점이 있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애매한 점이 많다. 마치 좋은 내용은 다 가져온 듯한 어느 회사라도 바라는 고스펙에 인성까지 두루갖춘 완벽한 인간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나친 확신과 채용담당자에게 일임하는 등의 무관심은 물론 스펙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제도에 대한 집착등이 기업이 좋은 인재를 놓치는 주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저자가 사례로 든 구글의 에릭슈미트는 어떻게 인재를 관리했을까. 뚜렷한 사람에 대한 철학은 물론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투자와 이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은 물론 제도에 얽매이거나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선순환 과정의 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업체가 사원에게 투자하는 것과 이들 기업이 말하는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질 것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가 숫자로 반드시 표현되느냐에 따른 의문도 들것이다. 사람에게 투자를 잘 하는 기업이라면 아마도 직원 스스로가 '일하기 좋은 회사'일 것이다. 반면 직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출로만 순위를 매긴 대기업과의 차이를 보면 간접적으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포춘>지에서 뽑은 500대 기업 리스트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리스트를 비교한 결과 양쪽 리스트에 해당되는 기업간에 차이가 있는데 자산 수익률이나 시장 점유율로 따지자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조금씩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다"81쪽


위의 내용을 기업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재관리 방법에 관한 내용이 2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람을 명품에 비유하며 좋은 인재를 얻고자 한다면 그만큼의 비용이 요구된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명품이 될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하는 데 안타깝게도 명품으로 만들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틀린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의리의 문제라는 감정적인 이유가 아니라 업무의 특성이 '인적 자본'의 비중이 높다면 개인의 능력의 크기가 커서 그럴 수 있지만 성과분석에 따르면 인적 자본외에 사회적 자본, 조직 자본등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어 해당 부분의 비율이 높다면 개인적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 지라도 이직 가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만 보더라도 팀워크를 중시하는 경영주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 회사는 면접시험 때 실제 고객을 참여시키기도 하고 떨어진 지원자들에게도 개별적인 피드백을 해줄 만큼 사람에 대한 철학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정립하고 그에 맞게 제도를 일관되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할 때 직원들은 변화를 보다 수용할 수 있다. 186쪽


이외에도 이직이 높은 시기는 언제인지, 어떤 직무에 속한 인재들의 이직률이 높은지에 대한 내용들도 연이어서 등장한다. 특히 속이 시원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은 '무경계경력자'라고 하여 과거이력과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로 이직한 사람들을 뜻하는데 조직의 경계를 넘어 경력을 관리하고 개발한 것으로 판단하여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국내사회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반면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니 여러 분야를 거쳐온 내게는 부럽기도 하고 어떤면에서는 미래가 희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보니 직원들이 기피하는 유형들이 모두 언급된 부분이었다. 기업문화별 특징과 함께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진단도구도 포함되어 있으니 만약 본인이 경영주라면 테스트 해볼 수도 있다. 다만 저자가 해외기업사례 위주로 설명한 것에 대해 변명처럼 말했지만 국내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관점으로 성공한 기업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없어서 찾기가 어렵다고도 볼 수 있지만 공개되지 않아 찾을 수 없다는 의미도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이 책과 저자에게 직접 수학한 제자들 및 회사들의 노력으로 사람에게 제대로 투자할 줄 아는 기업과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기업의 내용이 등장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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