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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
캐런 클아이먼 지음, 몰리 매킨타이어 그림, 임지연 옮김 / 한문화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육아일기 #너무사랑하지만힘든걸어떡해

이런 책이 출간될 때마다 드는 생각.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구매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 가정의 남편은 물론 주변인들이 읽고 독후감을 의무로 쓰게해야한다. 아이는 엄마혼자 키우는게 아니라 그 마을이, 나라가 키워야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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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책<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를 서점신간코너에서 발견하자마자 내가 직접 쓴 100자 평이다. 그만큼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이 세상의 모든 엄마 혹은 독박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제목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책안에 숨겨진 본문은 '어디서도 누구와도 말하기 힘들었던 불안하고 두려운 초보 엄마들의 진짜 속마음'이라는 부제와 이 또한 딱 들어맞는다. '뭐 필요한거 없어?'라고 묻는 남편에게 아내가 '괜찮아'라고 한다면 바로 이 책을 사서 읽어보길 바란다. 남편들이 하루종일 아이를 돌 본 아내에게 '뭐 필요한거 없어?'라고 묻는 것은 마치 수십키로를 물도 없이 걸어온 사람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진 것 과 같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나도 몰랐다. 왜 아이엄마가 분유가 묻어있는 원피스를 그대로 입고 며칠을 지내는지, 왜 아이가 잘 때 안자고 퀭한 눈으로 지내는지를. 심지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은 단순히 독박육아중인 여성들의 심정과 현실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괜찮아 라는 말대신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고, 이런 괴로움을 툭 털어놓고 이야기할 사람을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또한 만약 내 주변의 언니, 여동생, 친구 등 아이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면 막연하게 도와줄까 하고 묻지 말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물어주는게 좋다고 말한다. 신기하면서도 서러운건 나를 낳은 친정엄마도 가끔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이를 맡겼을 때 나와 의견이 다를때면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나 똑같이 나의 의견에 따라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적으로 육아를 맡아주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하루나 몇 시간 정도 돌봐주는 거라면 이부분은 확실하게 얘기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서로 얼굴붉히는 것이 친정엄마든 시어머니든 내키지 않을 수 있으므로 그분들의 조언을 피하는 방법또한 알려준다. 흔히 웃으면서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알아들었다는 뉘앙스로만 답하는 것도 방법이고 아예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양가의 어머니가 아이를 잘 돌봐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당연하게 맡겨서도 안되고 또 맡아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힘들다고 맡아달라고 하기 보다는 가능한 시간이 언제인지를 먼저 여쭤보는 것, 도와주실 때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며 혹 의견이 다를 경우 내가 부탁하는 입장이라면 그분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떠나 엄마 스스로 산후강박증에 의한 스트레스일수도 있다. 아이를 방치해서는 안되지만 잠시라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면 안된다고 믿는 것. 엄마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또 모두에게 꼭 맞는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조금씩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숨쉴틈을 마련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이 책은 서두에 올려둔 100자평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