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최경란 지음 / 오렌지연필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는 1월부터 개별날짜는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12월까지 크게 5파트로 나뉘어 하루 한 페이지씩 읽어보면 좋은 '위로'의 글들이 담겨져 있다. 계획을 많이 세우고, 그만큼 시작과 실패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1월에는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다. [중용]20장에 실린 '다른 사람이 한 번에 가능하면 자신은 백 번 해보고, 다른 사람이 열번에 능숙하면 자신은 천 번을 해봐야 한다.'(본문 23쪽)'과 같은 구절은 페이지를 넘겨 다른 글을 읽고 있어도 계속 생각이 났다. 몇 년 전부터 독서의 양은 늘어나는데 기억력이 떨어진 까닭에 오히려 이전보다 책을 덜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탓만 하면서 어짜피 잘 기억도 못하는 데 굳이 읽어서 뭐할까 싶었던 때가 생각나서 그랬던 것이다. 비단 독서뿐 아니다 배움도 그런 핑계로 거의 멈춘 상태에 있었는데 중용의 저 구절이 와닿았다. 기억력탓을 할 것이 아니라 더 반복해서 읽고 공부하면 될 것이었다. 저자의 코멘트처럼 해봐도 안되면 그때 포기할 자격도 있는 것이다.
삶을 간소화하고 더 적은 것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이 집의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들은 제외한다. -커트니 카버 54쪽
위의 글은 '책에 대한 미련'이란 소제목에 담겨진 이야기로 나또한 정리의 마지막 단계가 책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슬슬 언제라도 구매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 등은 일순위로 망설임없이 정리하고 있다. 이북으로 갈아타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무소유까진 아니지만 여행트렁크 하나에 담긴 정도의 짐으로 몇 달을 살다보니 설사 그것이 책일지라도 부담을 준다면 정리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이들면서 이렇게 누군가의 말에 공감이 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나만의 생각이 정리될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늘 신중해야 한다. '여러 의견을 들어보자'편에 실린 다음의 명구를 보면, '단 하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데 천개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라는 북아메리카 인디언 격언이 담겨 있다. 자신의 고집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겠지만 우선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는 중요하다고 느낀다. 함께 읽었던 책 <우먼 그레이>에서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도,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에는 이처럼 저자의 의견도, 저자가 모아놓은 좋은 명언 속 여러 성인들의 의견을 일년 내내 어느때고 들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