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김성광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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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의 곁을 오래 지키며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 '벽돌책'한 권 진득하게 껴안은 채 탐닉하고 해부하고픈 마음, 이 두가지를 결코 동시에 이룰 수 없는 현실이 슬펐다. 매일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15쪽


계획이 있었던 없었던 상관없이 아이가 생기고 나면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특히 시간이 부족하다.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되었던 시간을 새로운 생명과 나눠야하니 당연한 결과이긴 하다. 아이는 우유와 이유식을 먹고 자라기도 하지만  책<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의 저자의 말처럼'무엇보다 부모의 시간을 먹고'(11쪽)자란다. 임신하고 일을 쉬거나 그만두게 되면 한가하게 차를 마시고, 늦잠을 즐기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그리 많지 않지만 여전히 임신이나 출산을 두고 '집에서 쉬는'거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처럼 직장을 다니는 아빠들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하루종일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독박육아'엄마들은 말하자니 입아플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는 아내이자 엄마인 나에게도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공감을 불러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아이가 성장할 수록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반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아이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하는지 등 '부모'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지만 배우자와의 시간도 부모님들의 희생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살가운 성격이 아닌건 나도 마찬가지기에 저자의 고민 역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 중 하나였다. 책 중간중간 저자가 읽었던 책 속 구절 혹은 명언들이 등장하는데 내가 공감했던 부분과 일치할 때면 더없이 반가웠다. 특히 아이에게 규칙을 정해주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설명하며 인식시키는 것 못지 않게 부모의 삶 자체가 제대로 서야한다는 말에 한참을 멈춰있었다. 행동하나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배달은 맑은 날에만 시킨다던가 아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순간의 아이에게는 그것이 가장 최선이었을거라고 생각하겠다는 사소한 하나하나가 저자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얼마나 고운지 알것 같았다. 어쨌거나 이렇게 리뷰를 쓰는 중간 중간 아이를 달래고, 우유를 먹이며, 기저귀를 갈아주는 나 역시 육아든 삶이든 잘 해내고 싶다. 시간이 없다할지라도.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모습뿐 아니라 부모가 세상을 대하는 모습도 바로 옆에서 목격한다. 그런 부모를 통과해 결국 세상으로 나아간다. 아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부모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깊은 연관을 맺을 수밖에 없다. 176-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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