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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법칙 ㅣ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평점 :
<인간 관계의 법칙>이라는 제목만 보고 인간의 본성은 물론 사회심리학에 이르는 엄청난 내용을 다룬 책인줄 알고 긴장했으나 '유혹의 기술'이라는 원제에 꼭 맞게 재밌고도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만약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었는데 기존의 책들이 지나치게 이론과 실험 그리고 벽돌책이라 불릴만큼의 두께로 인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법'은 책으로 배울 수 없다고 포기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를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줄 뿐 아니라 심지어 유혹자의 9가지 유형 중 한가지에는 반드시 속한다고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서 자신의 역할이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여긴다. 하지만 유혹자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고,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혹자는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이든 다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자유, 즉 그의 몸과 마음에 존재하는 유연성이 그를 매혹적인 존재로 만든다. 8쪽
사실 서두에는 누구나 9가지 유형에 속한다며 저자가 용기를 준다했지만 책을 아무리 읽어도 솔직히 내가 어느 유형에 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발췌문을 리뷰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나처럼 이 책을 읽거나 리뷰를 읽고서도 유혹자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자신감 자체를 상실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왜 읽어야하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상대방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누군가를 유혹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야만 하는 상황보다 유혹자로부터 나의 소중한 것, 그것이 물질이든 마음이든 혹은 내 배우자일수도 있으니 쉽사리 빼앗기지 않기위해서라도 유혹자들의 유형 및 그들이 가진 전략을 알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24가지 전략을 대략 몇 줄로 정리하자면 유혹자들의 유형이 9가지나 된다고 하더라도 공통된 점이 있다. 상대방의 입장 혹은 상대방이 갖지 못한 것을 파악한 후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거나 실제로 제공하는 것이다. 차머나 카리스마 그리고 스타유형처럼 대의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유혹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나머지 유형의 사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그다지 부럽거나 유혹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것처럼 더더욱 우리는 유혹자의 전략을 알아야만 한다. 이들 전략중에 상대방이 갖지 못한 것을 마치 교환할 수 있거나 나눠줄 것처럼 구는 사람들을 조심해야한다. 또한 자신외에는 내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거나 자신만이 불행한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것처럼 유대감을 조성하고 고립시킨 후 위협하는 것 역시 유혹의 전략이다.
고립이 지니는 유혹의 효과는 단순히 성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마하트마 간디의 추종 세력이 되려면 입문자는 일단 친구와 가족을 비롯해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어야 했다. 이는 종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과거를 버리고 모든 관계와 단절된 상태에 이를 때 오로지 한 가지에만 매달리게 된다. 238쪽
주변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이단과 같은 종교단체에 이끌려 삶을 망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당한 사람이 바보라는 말을 참 쉽게 한다. 그들이 얼마나 외로웠으며 사람들에게 외면당하여 판단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피해자는 약자가 아닌 어리석은 사람으로 욕을 먹는다. <인간 관계의 법칙>을 읽는 내내 유혹자가 되어 소위 말해 설득하고 내가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자신감이 부족해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자신에 차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잘못된 '유혹자'에 손에 걸린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유혹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유혹하고 싶은가? 혹은 유혹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