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성경으로 - 이수화 목사 설교집
이수화 지음 / 가나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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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장이는 흙과 더불어 호흡하며 손끝에서 작품을 빚어냅니다. 목수는 나이테 속에서 나무가 성장하기까지 지나온 바람과 햇볕을 읽어내고 세월을 깎고 다음어 최상의 작품으로 만들어 냅니다. 어부는 바다 속을 헤아려 물때를 알고 물고기의 이동을 보고 조업을 합니다. 그렇다면, 강단에 선 설교자가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하는 최상의 방법은 성경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드러내어 선포하는 것입니다. 6쪽



<성경에서 성경으로>는 이수화 목회자의 설교모음집으로 종교가 다른데도 읽고자 했던 까닭은 성경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설교자의 사명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설교의 바탕은 성경을 전하지만 안타깝게도 개신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그들이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중심인 설교를 하기 때문이었다. 목사 중 극소수가 이에 해당되지만 안타깝게도 그 극소수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수화 저자가 말하는 하느님의 부름에 응답하는 최상의 방법인 '성경 말씀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드러내어 선포하는 것'이 가톨릭 신자인 내게도 진정성있게 다가온 것이다.


설교의 시작은 출애굽, 가톨릭에서는 탈출기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이스라엘 민족들이 이집트 파라오에게서 벗어나 홍해를 지나 광야로 들어서는 부분이다. 광야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묵상을 통해 꼭 만나게 되는 부분으로 하느님의 임재가 잘 드러날 뿐 아니라 기도하는 모세와 불평하는 이스라엘 민족들이 극과극의 모습을 통해 신앙인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이집트)군대의 추격으로 위험에 놓였을 때 하느님은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등장하여 민족을 보호해 주시는데 이수화 목회자는 구름기둥 뿐 아니라 심판이라 볼 수 있는 불기둥의 모습마저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구름기둥과 불기둥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쫓아오라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일, 혹은 평소에 별탈없이 잘 지내다가 갑자기 시련(불기둥)이 찾아온다. 이때 이 시련에 집착하여 하느님을 원망하며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암흑속에 살 수 밖에 없다. 부정적인 생각이 시작되면 그 크기와 깊이는 사단(사탄)의 길이기에 사망(죽음)에 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하느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기도하고 묵상하며 기도를 통해 주님께 의를 구한다면 그에게는 고통은 남아있을지 몰라도 이어지는 불행과 혼자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된다.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불기둥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세지인 것이다. 이보다 더 가슴에 와닿았던 설교는 '왜 광야의 만나는 먹어도 죽습니까? 라는 물음에 답을 알려줄 때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세는 기도를 통해 만나를 구하지만 이스라엘 민족들은 원망과 분노에 가득한 외침으로 하느님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밥'이 보약이라고 하는 까닭은 왜인가. 내 가족의 허기를 달래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만 채우는 엄마의 마음과 정성이 가득한 밥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간절히 기도하여 응답을 받게될 때, 그 응답은 하늘의 아버지께서 주신 양식이기 때문에 탈이 나지 않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수화 목회자는 여기에 더 나아가 광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만나는 우리가 노동해서 구한 만나가 아니라 광야에서 하느님의 뜻을 잘 헤아리고 그 계획에 동참시키기 위한 군량미라고 말한다. 나의 것과 하느의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 나의 시간과 하느님의 시간을 구별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지금까지 시련이 다가왔을 때 내가 어떤 반응으로 하느님을 찾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불기둥을 통해 잠시 멈춰야 한다는 것, 나의 시간으로 보이는 하루하루가 사실은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정치철학 혹은 삶의 철학이 아닌 온전한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는 이수화 목회자의 설교집 <성경에서 성경으로>는 가톨릭 신자인 내게도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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