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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 '글밥' 먹은 지 10년째, 내 글을 쓰자 인생이 달라졌다
이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 이하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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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쓸 만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자신의 삶을 정성껏 써내려가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이하루 작가의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는 한 줄로 요약하자면 글을 잘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삶이 너무나 시시하거나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왜냐면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팁은 멋진 소설쓰기가 아닌 에세이 쓰기며, 에세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글감이 내 안에서 나와야만 한다. 내 안에서 글감을 찾는 다는 것은 내 삶에, 스스로뿐 아니라 가족, 지인뿐 아니라 내가 사는 동네마저도 감싸안을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였다.
무엇보다 엄마를 인터뷰했던 내용이나 늘 다른 사람을 인터뷰어로서 만나다가 작가가 되어 인터뷰이가 되어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실제 유사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공감이상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우선 엄마를 인터뷰한 경험은 없지만 결혼 한 후 자주 볼 수 없는 엄마를 만날 때면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하려는 나 때문에 늘 엄마는 버거워했다. 그런줄도 모르고 엄마가 피곤한 기색을 보이거나 맛집에 가서 별로 드시질 않으면 서운해하던 못난 딸이었다. 엄마가 하고 싶은 건 그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인데, 말하지 않고 묻지 않으면 다 알수가 없으니 서로를 위한 다는 생각에 상처를 주고 받았던 것이다.
그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잊고 있었던 혹은 잊고 싶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글감으로 바꾼다면 제법 괜찮은 흑역사가 되겠구나 싶기도 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러운, 혹은 너무나 괴롭고 아픈 과거마저도 글감으로 어루만지다보면, 그렇게 쓰여지고 나면 어느새 치유가 된다는 말도 공감이 되었다. 자신의 삶을 글감으로 만드는 방법도 유익했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작문 팁도 꽤나 유용했다.
글을 쓰다보면 감정이 격해지거나 지나친 묘사로 겉만 멋진 글을 쓸 때가 있다. 중요한 정보나 특징이 없이 그저 잘꾸미기만 한 글은 얼핏 보면 멋져보이지만 안타깝게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다 쓰고 난 후 읽어보란 저자의 팁도 꽤 유용하다. 소리내어 읽었을 때 막힘없이 잘 읽히는 글이 잘쓴글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된다.
사실 문창과 출신에 기획과 홍보에 기자로 근무했던 저자의 이력을 보면 과연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잘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 덕분에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를 속시원하게 알려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해보기, 기승전결의 구조에 맞춰 써보기, 첫 문장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기 저자가 알려주는 팁만 잘 따라해도 최소한 읽기조차 부담스러운 글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세이를 쓸 때는 솔직해져야 한다는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다. 얼버무리듯, 부끄러워서 대충 적게되면 쓰는 나도 괴롭고, 읽는 사람들도 피곤해질 뿐이다. 그렇게 다 토해내듯 써내려간 글은 적어도 나 스스로는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두에 발췌문처럼 자기 삶에 애정을 가지고 쓴다면 누구라도 쓸 만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글은 '글, 작품'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