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 타이포그래피 편 - 세계적 거장 50인에게 배우는 개성 있는 타이포그래피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스티븐 헬러.게일 앤더슨 지음, 윤영 옮김 / 더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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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에서 출간한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시리즈의 타이포그래피편은 세계적 거장 50인에게 배우는 개성 있는 타이포그래피로 거장 50인 각각의 타이포작품과 함께 해당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엇이며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적인 타이포제작 스킬이나 작법을 원하는 사람들보다는 제목처럼 평범한 타이포가 아닌 가독성 혹은 심미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원할 때에 펼쳐보면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가독성은 알겠는데 심미적이고 창의적인이라는 단어가 애매해진다면 바로 이 책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가령 I ♥ NY IBM로고를 보면면 LOVE 라는 단어대신에 이를 상징적인 기호로 사용한다는 것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1977년 밀턴 글레이저가 위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전까지 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LOVE, 사랑을 떠올릴 만한 이미지, 기호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창의적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타이포를 디자인할 때 대부분 컴퓨터에 설치된 그래픽서체중에서 알맞는 것을 고르는데 가장 흔한 예로 전통시장이나 축제의 포스터를 떠올려보면 그래픽서체가 아닌 손으로 휘갈겨 쓴듯한 수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Gray318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영국 디자이너 존 그레이가 사용했던 방법으로 손으로 쓴 것을 그대로 이미지화 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타이포로 남겨두려면 렌더링을 해야한다. 이때 직접 손으로 썻다는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좀 더 가벼울 필체로 쓰거나, 서로 살짝 다른 스타일로 쓰기(59쪽)로 작업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아이디어는 액체를 표현하는 유동성을 이용한 것으로 <fsh언리미티드>표지에 사용된 폴 시크의 더 딥이라는 타이포작품에 적용된 아이디어다. 타이포 작품 옆 페이지는 물속에 잠겨있는 모델이 있고 이를 좀 더 극대화하면서도 사진을 압도하지는 않을정도로 글자가 마치 사진 속 모델처럼 물속에 잠겨 있는 듯한 효과를 준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글자 자체에 생동감을 부여할 뿐 아니라 함께 배치한 이미지를 잘 뒷받침해주는 방법으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응용해보고싶은 아이디어였다. 이때 저자는 그래픽 효과로 액체효과를 줄 수도 있지만 직접 붓이나 잉크 등을 활용해 번짐효과를 낼 수도 있으니 아이디어를 마구 활용하라고 조언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뉴욕디자이너인 스티븐 도일의 '적'이라는 타이포작품은 3차원의 이미지를 타이포에 적용한 것으로 영화관에서 3D 영화를 볼 때면 유사한 방식으로 입체로고가 뜨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입체로고를 사용하면 2D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을 더 주목시킬 수 있기도 하지만 작품이 가지는 분위기 자체를 단번에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래서 쉽사리 도전하기를 주저하는 케빈 캔트렐의 '테라'포스터처럼 정교하고 디테일한 타이포부터 마치 아이가 쓴 타이포를 활용한 듯한 흑판에 분필로 쓴 듯한 타이포까지 이미 보았거나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 아이디어 등 의외로 어렵지 않지만 쉽사리 떠올리지 못하는 활용도 높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방법부터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도록 훈련한다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열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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