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아 - 어느 날 불쑥 찾아온 마흔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박진진 지음 / 애플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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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완전하지도 않아도 괜찮아

박진진 작가의 <마흔 완전하지도 않아도 괜찮아>를 읽으면서 마흔을 바라보는 혹은 살아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경제적인 의미에서의 노후문제와 건강, 더이상 젊지 않음을 인정해야만 하는데서 오는 아쉬움이었다. 그런 커다란 맥락으로 보자면 이제 막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나와 여전히 미혼인 저자 사이에 괴리감 같은 것은 없었다. 아직 마흔일 뿐이라는 덤덤한 위로와 더이상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는 경험담이 의외로 큰 위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산다는 것이 또 어느 한 사람의 경험과 그를 통한 사고와 사유가 완벽하게 일치할 수없듯 다른 부분들도 존재했기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정리하듯 이야기해보고 싶다.
저자가 손에 꼽는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는 나 역시 많이 울고 울며 보았던 아끼는 작품 중 하나다. 드라마속 지안의 삶과 사랑에 대해 저자는 20대의 열정적인 사랑과 마흔을 넘긴 아저씨의 사랑이 같을 수 없음을 지적했다. 다만 인생을 너무 오래 산 까닭에 지안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없을거라 말하며 이어진 내용은 영화<죽어도 좋아>의 일흔이 넘은 두 어르신들의 뜨거운 사랑역시 장담할 순 없지만 역시나 그런 사랑 또한 희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선 저자는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사랑이 참 그리운, 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에 대해 계속 변명하는 듯한 글들이 많다고도 느꼈다. 경험과 행복을 위한 일들에 관심과 비용을 투자한다는 말도,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위해 신경쓴다는 것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역시나 지나치게 많은 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엄마에게 여전히 자신의 직업의 당의성을 증명해야 하는 삶, 완벽하게 상대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사랑이 아닌 가벼운 연애는 나이와 상관없이 그저 상처받지 않으려는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텐데 굳이 마흔이라는 나이와 연결짓는것은 ‘아직’, ‘이제’ 마흔이라는 프롤로그의 당당함과는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공자가 살던 시대와 달리 여전히 어린 나이며 그렇기 때문에 흐릿할 수 밖에 없다는 고백에 비추자면 저자의 이런 태도나 반응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딱 맞는 이야기인 것은 틀림없다. 글쓰기란 결국 자기치유의 한 방법일 수 밖에 없는데 어느 부분 독자인 내가 위로를 받았던 것 처럼 저자역시 이 책을 쓰는 동안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작가인 그녀도, 독자인 나도 결코 혼자인 마흔을 보내는 것은 아닐테니 그녀의 소소한 바람이 이뤄진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저자의 어머니께 다른 무엇보다 이 책의 리뷰들을 모아 보여드리는 것이 왜 저자가 월급을 받는 회사를 ‘안’다녀도 되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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