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의자
류광호 지음 / 마음지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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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인간이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일이다, 라는 생각. 어떻습니까? 제 생각말입니다.? 137쪽


류광호 작가의 소설<다문화주의자>는 저자의 말처럼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여러문제중 하나인 '다문화주의'에 대해 독자오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다는 집필의도처럼 납치살인사건과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기자 종훈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사건의 범인이 누구이며 왜 살해되었는가? 반전의 유무보다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양 극단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고 독자 스스로 판단하고 고민하게 하는 데 치중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밝히자면 소설적 재미보다는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관련 정보를 받아들이며 사고하는 재미가 더 컸다. 소설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한성주라는 인물과 종교적인 개념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안에서 형제 자매'라고 말하는 박목사 그리고 정책적으로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송우석 교수, 인종우월주의자적 성향을 가진 전민준,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간지 기자 종훈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30대 미혼남성인 종훈이 마치 한국사회의 30대 남성의 가지는 연애, 결혼, 일에 대한 가치관을 전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독자가 읽기에는 조금 서운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저자가 중심으로 잡은 주제가 아니기에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아 한성주와 송우석으로 대변되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현재의 시각에 대해 소설에서 등장하는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 뿐 아니라 그들의 처지를 악용하는 영세업주들의 실상을 고발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합법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정책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성주는 말한다. 그 또한 이주민 가정의 자녀로 차별과 불합리한 상황에서 성장하였지만 제대로돈 교육과 훨칠한 외모로 성인이 되면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등 인권활동가로서 탄탄대로를 향하고 있었다. 송우석 교수 또한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외모에 보수도 진보도 아닌 자기만의 색으로 세상을 변혁하려는 지식인으로 이주노동자의 유입을 완벽하게 차단하거나 그럴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이 아닌 절제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된 일자리를 보장하며 악덕 영세업자들의 도산은 필요한 수순이라는 주장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전 세계의 모든 난민을 받아들이고 돌보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사람,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람을 도우면 됩니다. 그것은 우리가 '마땅히'해야 할 일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그 일을 행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251쪽


최근 이민자들을 적극 수용해야한다는 것에 반말하는 목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잘못된 이민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럽의 현재와 종교적인 측면에서 벌어지는 폭력적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소설 속 송우석 교수의 의견에 일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아니라 3D업종 종사자가 제대로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려면 저임금을 받고서라도 일하려는 이주노동자들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야기 또한 동조하게 된다. 무턱대고 인도적 혹은 종교적 차원에서의 수용은 나역시 옹호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류애를 떠나 제대로된 보상과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미 와있는 노동자와 내전으로 갈곳을 잃은 난민들을 무기한으로 외면할수만은 없는 것도 현실이기에 찬반을 넘어 정책적인 고민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고서 인물들의 갈등과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니 이미 적은 리뷰가 너무 길어서 적기가 애매해졌다. 어쨌거나 같이 고민해보고자 했다는 집필 의도에는 어느정도 부합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극중 종훈이라는 '나쁜 놈'의 연애방식이 너무나 진부하기도 하고 동시에 현실적이라 조금 답답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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