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을 품은 엄마 - 좋은 부모는 어떻게 ‘되는가’, 좋은 부모는 어떻게 ‘하는가’
이원영 지음 / 이비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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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린 시절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에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그 시절 스스로 다짐했던 것이 울지 않기, 절대 포기하지 않기 그리고 절대 변명하지 말 것이었는데 이렇게 세 가지 다짐을 한 이후부터는 명랑하고 까불거리던 성격이 차분하고 내성적이며 신중한 아이로 바뀌었다. 이런 다짐을 스스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아버지의 역할이 큰데 그는 늘 아이에게 “세상 어디에 내놔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으로 커다오.”(본문 29쪽)라는 말로 세 남매를 키웠다. 그 덕분에 세상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다이아몬드 뿐 아니라 빛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자원인 석탄인 삶도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 과정을 잘 견디기 위해서 저자는 다음의 세 가지 노력을 말한다.

 

  • 실패하고 상처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기
  • 다만 어떤 물질로 변화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기
  • 생을 마감할 때까지는 늦지 않았음을 잊지 않기 (29쪽)

 

1장에서는 이처럼 엄마가 먼저 자신이 무엇이 되고자 하는지 나이와 상관없이 생애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그 과정까지 잘 받아들이는 것, 즉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엄마의 자존감을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정체성과 함께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엄마가 자존감이 없다면 아이에게 의지하거나 자신이 하지 못했던 희망사항을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등 아이의 행복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이를 도구로 삼는 비참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자기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이 다른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 가치(self-worthiness)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자신감(confidence)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비록 부정적인 면이 있어도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의 강점과 약점 모두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56쪽)

 

즉 엄마가 자존감을 갖췄을 때 비로소 아이가 자신을 포함한 부모, 친구는 물론 타인을 무시하기 보다는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할 수 있다. 해당 장에서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기에 일이 잘못되더라도 남탓이 아닌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2부에서는 앞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좋은 부모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실질적인 행동과 실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가 육아를 통해 고민하고 또 그 고민의 대한 해답들을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 번째는 자녀 양육의 시기와 사랑의 형태에 대해, 두 번째는 가치관 세우기 마지막 세 번째는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 라고 말하면서 엄친아를 원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가 엄친 부모가 되려고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1장 ‘아이의 정체성’은 앞서 1부에서 엄마가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 정체성을 먼저 갖추었다면 이제 아이의 정체성을 어떻게 세워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정체성은 자기와 다른 것을 가진 상대와 부딪히고 마찰을 겪으면서 다단하게 성장하고 완성됩니다. 아이의 정체성 세우기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한 차이와 의문점을 발견하여 자신이 추구할 가치에 비추어 인격에 새로운 무늬를 새겨가는 작업입니다. (82쪽)

 

저자는 아이에게 100프로도 아닌 200프로의 정체성을 갖게 하겠다는 다짐을 부모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해외에서 자란 만큼 한국의 국민으로서의 정체성 뿐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체성까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무엇이 될래?’라는 질문도 그냥 봐서는 아이에게 장래희망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질문에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물음이 되기도 한다. 이 물음을 통해 아이는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면서 답을 찾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대답을 듣고 자신이 기대한 답이 아니라고 해서 한숨 혹은 한심한 표정을 짓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저자는 아이에게 ‘무엇이 하고 싶은지’에 대해 묻고 또 아이의 진로에 대한 답을 듣고 조력하는 등,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2장 2부에 해당하는 아이의 자존감편을 요약하자면 부모가 칭찬해주는 것 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신을 칭찬할 수 있을 정도라야 진정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으려면 우선 부모가 먼저 아이를 칭찬해줘야 하는데 전제조건이 있다.

 

부모가 결과보다도 과제 수행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의 작은 변화와 성장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칭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가 느끼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115쪽)

 

칭찬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라면 스스로를 먼저 칭찬해주는 연습부터 시작해야만 가능하다는 것도 함께 강조하며 칭찬과 함께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것 몇 가지를 더 소개한다. 예를 들어 잘 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면 되지만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용서를 빌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아이가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용기를 내고, 또 그로인해 용서를 받았으면 심정적 안도감과 다시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칭찬만큼이나 아이가 잘못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3장은 아이의 가치관 편으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아이에게 요구하기 보다는 무조건 믿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내가 얼마나 좋은 부모인가를 반성하기 보다는 자신의 기준에서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 라는 조건을 내세우거나 희망사항에 맞추려고 아이에게 강요하기 쉽다. 아이가 잘못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 할 경우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아이를 믿어주기 보다는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추측으로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줄 때도 있다. 이렇게 아이를 숨막히게 하면 아이는 엄마로부터 더 멀리 도망치게 되므로 무조건 믿어주기, 이것만큼은 꼭 실천하고 싶어졌다. 4장에서는 아이와의 의사소통에 대해 말하는데 3장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은데다 내가 바라는 부모의 모습이 다름 아닌 ‘대화가 통화는 엄마’라서 반가웠다. 사실 아이들에게 엄마에 비해 아빠는 대화상대로 보기는 어렵다. 맞벌이 부부가 많다고는 해도 여전히 엄마는 양육을 포함한 살림을 맡고 아빠는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빠들이 유년시절 원했던 아빠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과연 얼마큼 자신이 원하던 모습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지를 묻는다.

 

  • 첫째,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
  • 둘째, 자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아버지
  • 셋째, 일관성 있는 아버지
  • 넷째, 위기상황에서 분별력이 있고 가정에 수입을 제공한 아버지
  • 다섯째, 아내를 사랑하는 아버지
  • 여섯째, 주의를 기울여 경청하는 아버지 167쪽

 

부모교육은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느꼈다. 저자가 자신의 아들과 나눈 대화를 들려주며 엄마가 아들인 자신보다 남편인 아빠를 당연히 더 사랑한다고 대답하는 부분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제 자신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최근 가정교육을 잘 받으며 성장하여 인성까지 완벽한 남자연예인의 가족이야기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그 사람의 아버지는 좋은 아빠이기 전에 좋은 남편이었다. 아들과 단둘이 떠난 여행지에서도 아내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혼자 두고 온 아내가 혹시나 외로워하는 것은 않을까 염려하여 행선지마다 사진을 찍어 보내는 등 남편이 아닌 한창 연애중인 남자친구처럼 보였다.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은 아들이 그대로 보고 배워 가상부부 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에 상대 배우에게도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한국의 아버지들은 안타깝게도 아내를 사랑한 다기 보다는 냉소적이고 가장이라는 변명이자 부담으로 집보다는 집밖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아이와 대화는 물론 함께 보내는 시간이 현저하게 적다. 그렇다보니 아이와 대화를 한다는 것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잔소리를 하거나 야단치는 것이 주요내용이 된다. 아직 아이가 어릴 때는 위축되거나 대화를 회피하는 정도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에게 대들거나 일방적으로 화를 내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아이가 화를 내는 상황이 다가오면 ‘멈추고, 숨 쉬고, 생각하고, 반응하기’의 과정을 거치라고 말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쉽게 흥부하고 분노를 참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같이 화를 내거나 더 크게 분노하면 아이에게 또 다른 원한을 품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분노를 자제하고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비단 부모와 자녀사이의 대화 뿐 아니라 일단 침착하고 숨을 돌리는 것을 대부분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대화의 내용이 학교와 대부분 관련되기 마련인데 이때 대부분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에 대해 묻기 마련인데 유대인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ㅇㅇ야, 오늘은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유대인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입니다. 자녀가 비록 머리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것이지요. 187쪽

-중략- 

유대인 교육의 비밀은 어찌 보면 평범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 같고요. 하지만 실천으로 들어가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제 그 ‘평범한 비밀’을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씩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삶과 미래를 바꿀 것입니다. 189쪽


이렇게 책의 내용은 부모 스스로가 자존감과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결국 부모교육은 아이를 기르기 전에 미처 성장하지 못한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차리고 더불어 성장하는 것임을 책<태풍을 품은 엄마>을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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