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
권성우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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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깊은 평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존재이며 다양한 내면을 지니고 있는지를 새삼 절감한다. 그렇다면 한 인간을 쉽게 매장하고 쉽게 추켜세우는 SNS 시대일수록 좋은 평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25쪽

SNS 시대, 좋은점보다 좋지 않은 점이 두드러지는 사건들이 많은 지금, 책<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에서 본 위의 내용에 공감한다. 저자가 강추하는 평전은 [발터 벤야민 평전]으로 검색해보니 가격이 상당하나 평은 정말 좋기에 장바구니에 우선 담아두었다. 읽지 않은 책은 담아두고 이미 읽은 최인훈의 [광장]은 동명의 전시까지 다녀온터라 더 반갑게 느껴졌다. 꽤 오래전에 읽어 대면대면하지만 남북의 문제는 여전히 첨예한 부분이기에 다시금 읽기 위해 역시나 이 책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이 책이 저자의 서평과 추천서즘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파문 단상편은 비평가들이 작가에게 그리고 독자를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비판적 자의식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개인적으로 모든 부분 옹호하는 것은 아니나 비평가들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는 동의한다. 사실 비평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독자 입장에서는 불편하지만 지나치게 한 작가에게 칭찬을 몰아주는 것 역시 책을 고르는 입장에서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다시금 저자는 발터 벤야민을 언급한다.

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비평가 발터 벤야민은 “칭찬하는 일이 지닌 위험성은 비평가가 자신의 신용을 잃게 된다는 데 있다. 모든 칭찬은 전략적으로 볼 때 백지수표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203쪽

이토록 읽고 싶은 책들을 지속적으로 담도록 이끌지만 결국 책의 처분에 대해서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순히 양적 정리를 말한다기 보다는 인문학 시대라고 하면서도 과거 출간된 다양한 인문서적들이 현대에는 절판되는 등의 이유로 쉽게 구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이런 이유로 체계적 보관과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도서관 사서로서 이 또한 공감이 된다. 책의 제목에 들어간 영화 [비정성시]는 정작 그토록 무거운 내용이었나 싶을 만큼 낯설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봤던 책과 영화는 다시, 못본 건 꼭 보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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